극우 등 “성추행 억제 위해 여성 청바지 착용 금지해야”

▲ 인도의 두 자매가 버스 내에서 성추행범들과 격한 몸싸움을 벌이는 영상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의 심각한 여성 상대 범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출처=유튜브

버스 등 대중 교통수단 안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성추행이 만연한 인도에서 지난 달 30일(현지시각) 두 자매가 성추행범을 향해 반격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이 두 여성은 성추행하려던 세 명의 남자를 상대로 따귀를 때리고 주먹을 휘두르며 반격을 가했다. 이들 남자들은 두 여성이 싸우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퍼진 이틀 만에 체포됐다.

이 사건은 아티 쿠마르(22)와 푸자 쿠마르(19) 자매가 하리아나주(州) 로타크에서 버스를 타고 가던 중에 발생했다. 운전사와 안내인, 다른 승객들은 이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 모두 방관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들 자매의 용감함을 기려 현금으로 포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정도의 포상이 만연한 성추행 범죄를 막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인도 매체 쿼츠가 2일 전했다.

하리아나 주에서는 최근 두 소녀가 일단의 젊은이들이 따라붙으며 성추행하려는 것을 피해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주는 인도 내에서 여성들에게 가장 지독한 지역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는 통계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하리아나 주의 여성 상대 범죄율은 여성 100,000명당 75명으로 전체 평균인 52.2명보다 높은 편이다. 최악의 도시는 델리로 100,000명 중 146.8명의 여성이 범죄 피해자다. 이 주는 남성 1,000명에 여성 879명으로 이는 여아 살해의 수준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하리아나주는 사랑 때문에 결혼했거나 자신이 속한 카스트와 다른 계급에 속한 상대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죽이는 이른바 가족에 의한 명예 살인으로 악명 높다.

하리아나주의 65% 이상이 시골 지역이다. 이 지역의 운영은 전통적인 마을 회의(Panchayat)를 통해 이뤄진다. 이 회의는 자칭 최고 카스트에 속하는 이들이 마을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리는 시스템이다.

지난 10월 임명된 주지사(Manohar Lal Khattar)는 성추행 억제를 위해서 여성들의 청바지 착용을 제안했다. 극우파들도 외설 행위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청바지 착용 금지와 모바일폰의 휴대 금지를 요구해왔다. 주지사는 이 조치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여성 상대 범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다. 델리에서 버스를 타고 가던 물리치료사 집단 강간당한 일이 발생해 인도 전역에서 항위와 시위 사태가 일어났다. 2013년 통과된 새 범안에 따라 강간, 성추행, 스토킹, 관음증, 염산 공격 등 여성 상대의 강력 범죄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됐다. 새 법률이 발효된 이후 뉴델리에서만 해도 성폭행 범죄 고발이 2012-2013년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 두 자매의 용감한 저항은 역으로 인도가 가야할 길이 얼마나 먼 지를 보여준다고 쿼츠는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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