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새해 예산안 협상이 거듭 파행을 겪고 있는 근본적 이유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청와대’와 ‘이명박 정권’, ‘법인세’를 꼽아 “3대 성역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정기국회 회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여야 협상이 계속 겉돌고 시간만 가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는 새누리당이 신성불가침으로 여기고 있는 3대 성역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우선, 첫 번째 성역으로 청와대를 지목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새누리당에게 청와대의 가이드라인은 마치 무조건 복종해야 할 절대명령인 것 같다”며 “하지만 청와대는 전지전능한 곳이 아니다. 오류가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여당이라면 노(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공무원연금개혁은 청와대의 가이드라인보다 사회적 합의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성역으로 문 위원장은 “전 정권”이라며 “전 정권 문제라면 무조건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전 정권 감싸기는 현 정권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충고했다.

이어, “내부에서도 다른 소리가 나온다. 사자방으로 국민 혈세 100조원이 증발했다”며 “지금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본다. 사자방 국정조사를 더 이상 거부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 세 번째 성역으로 지적한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절대로 손댈 수 없다, 노터치라고 한다”며 “MB정부 때 자신들이 강행처리한 법인세 감세로 지금 나라곳간이 얼마나 거덜 났는가. 그런데도 법인세는 노터치이고, 오로지 서민증세 타령만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청와대, 전 정권, 법인세 이 3대 성역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할 때 대한민국의 많은 문제들이 풀릴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덧붙여 새누리당에 전향적 자세를 취할 것을 촉구하며 “만약 이것이 안 되고 정기국회가 혹시 파행으로 치닫게 된다면 우리는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