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담합 아니라 의견 교환”…한화생명도 승소

▲ 지난 4일 ING생명 등이 승소한 데에 이어 21일 한화생명도 변액보험 담합 과징금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 ⓒ뉴시스

법원이 다시 한 번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부과한 변액보험 수수료율 담합 과징금이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윤성근)는 한화생명보험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납부명령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4일에도 서울고등법원 행정2부는 신한생명, 알리안츠생명, ING생명 등 3개 생명보험사가 제기한 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바 있어 법원이 다시 한 번 생보사들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3월 변액보험상품에 부과되는 수수료율을 담합한 혐의로 알리안츠생명, 신한생명, ING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AIA생명, 삼성생명 등 국내 9개 생명보험사들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201억4200만원을 부과했다. 지난 4일 승소한 3개 생명보험사와 이날 승소한 한화생명 외에도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교보생명 역시 동일한 소송을 진행중이다. 단, 과징금이 미미한 AIA생명과 리니언시(자진신고에 따른 감면)를 통해 과징금을 100% 감면받은 삼성생명은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 한화생명은 50%를 감면 받은 바 있다.

공정위는 이들 보험사가 변액종신보험상품에 부과되는 최저사망보험금보증(GMDB) 수수료율을 상한선인 연 0.1%로 책정하기로 합의하거나 GMDB 및 최저연금액보증(GMAB) 수수료율 수준도 각각 연 0.05%, 연 0.5%~0.6%로 동일하게 책정하기로 담합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공정위는 보험사들이 담합에 앞서 변액보험상품이 도입되기 직전인 지난 2001년 5월부터 수수료율을 논의하기 위해 각사 실무자들로 구성된 업계 작업반을 조직하고, 업계 내 모임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합의해온 것으로 봤다.

이날 재판부는 "작업반 회의는 금융감독원과 보험개발원의 주도 하에 보험개발원 사무실에서 열렸고, 보험개발원과 금감원 직원이 참석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보험사 직원들 간 담합이 이뤄졌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의 행정지도 하에 변액보험상품의 수수료율에 관한 의견 교환 및 정보를 공유한 것이지 수수료율을 공동으로 책정하기로 합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재판부는 “변액연금보험 GMDB, GMAB 수수료율과 관련한 작업반 회의에서 수수료율의 적정 수준에 관해 보험사 직원 간 의견 교환이 이뤄진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그 회의에서 수수료율 공동으로 책정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일부 보험사 직원들이 담합이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지만 이는 모두 자진신고에 따른 감면을 받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거나 작업반 회의의 내용 등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사실에 반하는 것으로 믿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는 공정위가 상고해 최종심까지 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공정위의 결정은 1심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고 있어 항소할 경우 고등법원에서 2심을 진행하고 대법원에서 3심이 진행된다. [ 시사포커스 / 김종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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