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 2km 국방컨벤션센터 두고 중복투자 의혹 제기

▲ 육군이 서울 용산구에 있는 ‘용사의 집’을 허물고 이 자리에 1300억원을 들여 지상 30층짜리 육군호텔을 짓기로 결정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육군이 서울 용산구에 있는 ‘용사의 집’을 허물고 이 자리에 1300억원을 들여 지상 30층짜리 육군호텔을 짓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예산 낭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17일 정례브리핑에서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용산에 육군호텔을 지으면 장병들에게 상당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3개 층이 병사 전용이라 장병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1969년에 건립된 ‘용사의 집’은 2012년 건물 안전도 검사에서 C등급을 받을 정도로 매우 낡아 재건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2017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부터 육군호텔 공사가 시작된다. 주요 시설로는 객실(196실), 연회장(6곳), 웨딩홀(3곳)에 컨벤션센터와 각종 편의시설 등이며 장교와 간부, 예비역이 사용하게 된다.

이 건물을 짓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육군이 지난 10년간 적립한 군 골프장 이용 수익과 복지시설 수익금 등에 따른 군인복지기금 1297억원으로 충당될 계획이다. 예산은 2015년 80억원, 2016년 528억원, 2017년 689억원이 순차적으로 투입된다.

군 관계자는 “KDIA에 의뢰해 사전 사업타당성 조사를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벌였다”며 “결과는 비용대비 편익(B/C)이 1.09로 경제적인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민간 전문가와 군 관계자들로 자문단을 꾸려 건물 사용 계획과 객실 용도와 같은 구체적인 운영 방침들을 결정지을 계획”이라면서 “아직 사업 승인도 받지 않은 만큼 사병들의 복지를 위한 내용들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용산 육군호텔 건축지 반경 2km에 이미 최근 새로 건립한 ‘국방컨벤션센터’에 예식장과 연회장이 있어 중복 투자 예산낭비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육군호텔 건립이 운영 수익을 내기 힘든 구조 속에서 강행된다면, 그 유지비를 고스란히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될 가능성도 있어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이번 육군호텔 건립 문제에 대해 “병사들의 복지를 확충하는 데 주안점을 두지 않는다면 예산 편성 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시사포커스 / 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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