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기금 사업 논의 중 언쟁…‘깡패’ ‘양아치’ 등 등장

▲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 의원과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1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기획재정부 소관의 기금 사업을 두고 막말을 쏟아내며 충돌했다. 특히, ‘깡패’, ‘양아치’와 같은 최근 국회에서 보기 힘들 정도의 막말도 등장했다. 사진 왼쪽은 강창일 의원, 오른쪽은 김진태 의원. ⓒ뉴시스

1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선 최근 국회에서 보기 힘들 정도의 막말이 등장했다.

국회의원들이 싸움터 현장에서나 볼 수 있는 ‘깡패’, ‘양아치’와 같은 단어들을 사용하며 충돌한 것이다.

충돌의 발단은 기획재정부 소관의 기금 사업을 두고 발생했다. 서울 홍릉의 옛 한국개발원(KDI) 부지를 ‘글로벌 창조지식경제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정부가 신청한 55억원의 예산을 두고 여야가 맞붙은 것이다.

새누리당은 정부 원안 통과를 주장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구체적 계획의 결여와 절차상 문제를 들어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이춘석 의원은 “기본적으로 설계 및 타당성 조사 후에 예산이 반영돼야 하는데 연구용역비 5억원을 제외하고 50억원이 미리 반영됐다”며 “예산 작성 세부 지침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은 “정부도 사업을 하는 데 시기가 있기 때문에 따지고 따져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해야 효과가 난다”며 “연구용역만 하면 효과가 없고, 정부가 계획한 방향대로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자 이 의원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다 알면서 (기재부에서) 저런 식으로 한다. 편법으로 심사를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정회를 우선 하자”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책상을 내리치면서 “그만 하세요”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새정치연합 강창일 의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강 의원은 “왜 얘기하는데 시비를 걸고 그래, 가만있어, 건방지게. 저 XX 깡패야? 어디서 (책상을) 쳐. XX 깡패야? 예의가 없어. 상식이 없는 친구야”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또 “(야당) 간사가 얘기하는데 시비를 걸잖아”라면서 “늘 그렇단 말이야. 왜 상을 쳐 조폭이야. 저런 양아치 같은…”이라고 항의했다.

이 말을 들은 김진태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 의원은 “방금 뭐라고 했나. 사과하세요”라면서 “예의 바르시네요, 욕설이나 하고…. 아니 어떻게 저런 양아치 같은 소리를 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홍문표 예결위원장이 “대한민국 예산을 맡겼는데 이 추태가 뭐냐”며 “정회를 하겠는데 할 얘기를 자제하시고, 가능하면 자기가 주어져 있는 시간에 할 얘기를 해야 다른 얘기를 할 것 아니냐”고 중재했다.

막말 공방은 이후 사과 공방으로 바뀌었다. 김진태 의원은 이후 신상발언에서 “오늘처럼 이런 생활을 시작한 것에 대해서 후회가 될 정도”라면서 “나름 법사위에서 치열한 공방도 했지만 공식 석상에서 욕을 들어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여야를 떠나서 선배 의원한테 이런 대접을 받았는데 그 점에 대해서는 강창일 의원이 사과해달라”고 요구했고 강창일 의원은 “국회의원 11년을 하면서 별 꼴을 다봤지만 책상을 치는 것은 못 봤다. 책상 치는 게 깡패 문화 아니냐”고 맞받았다.

이들은 서로 상대를 향해 먼저 사과할 것을 요구하다 결국 김진태 의원이 “책상 친 것 사과한다”고 했고, 강창일 의원도 “수용한다. 나도 사과한다”고 말해 막말 충돌은 일단락됐다.

이날 발생한 충돌은 예산안에 대한 여야의 기싸움 성격으로 해석된다. 현 정부의 주요 사업에 대해 여야가 맞설 경우 충돌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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