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리 자격 충분하다."… 野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한명숙 총리 지명자는 헌정사상 첫 여성총리 취임의 관문인 국회 인사청문회를 18일 모두 마치고, 하루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국민의 정부 말기 첫 여성총리 탄생의 문턱에서 좌절했던 장 상(張 裳) 전 이화여대 총장의 인사청문회 때와는 달리 한 지명자에 대한 국회 인준전망은 비교적 `낙관적'인 것으로 점쳐진다. 한나라당이 명시적 당론을 정하지 않은 채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지만, 열린우리당의 압도적인 지지와 소수 야당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미뤄볼 때 인준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청문회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한 지명자에 대해 제기한 사상. 이념 검증문제나 외아들의 보직배치 특혜문제, 사기에 연루된 다단계회사 후원행사 참석 등은 중대한 이념적 편향성 내지 도덕적 흠결로 규정할 정도의 '의문점'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도 한 지명자에게는 우호적인 환경조성이 된 셈이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차분하게 준비를 많이 했고 겸손하고 진지한 점은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정책 능력이 검증 안 됐다."고 평가했다. 같은 당 이한구 의원은"기초자료를 하나도 내놓지 않아 감추려는 게 아닌가 의심된다."면서"답변 과정에서도 소신을 밝히기보다는 피하려 한다는 느낌이 들어 가타부타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같은 당 주호영 의원은 18일 한 지명자 아들의 군 보직 변경 문제를 증언한 인사장교의 진술을 듣고 최종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은 비정규직과 사회 양극화 문제에 대한 입장이 명확하지 않아 적임성 여부를 가리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반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한 지명자가 북핵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현안에서 균형감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며 책임총리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러나 일부 여당 의원은 '균형 잡힌 시각에 신뢰감이 든다. 준비된 지도자다.","인고의 세월을 지낸 지도자"라고 극찬하는 등 정책검증보다 '방패' 역할에 치우쳤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편 한 지명자의 대야 인식에 대해서는 한나라당도 긍정 평가하는 분위기였다. 한 지명자는 과거 박근혜 대표에게 '독재자의 딸' 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표현이 적절치 않았다. 유감을 표한다고 전하고 싶다." 고 간접 사과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임 이해찬 총리의 오만하고, 배타적인 이미지와 사뭇 다른 것은 사실" 이라고 인정했다. 한나라당은 19일 오전 10시에 의원총회를 열어 인사청문회 결과를 보고하고 인준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각 정당별 의석수는 전체 297명 중 우리당 142명, 한나라당 125명, 민주당 11명, 민노당 9명, 국민중심당 5명, 무소속 5명. 총리 임명 동의안은 19일 본회의에 상정돼 일반 안건과 마찬가지로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찬성이면 통과되는 만큼 이들 의원이 전원 참석한 상태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두 반대한다 해도 인준안은 통과된다.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의 경우, 한 지명자가 인사청문 과정에서 결정적 흠이 없었고 사상 첫 여성총리라는 점에서 권고적 찬성 당론을 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민노당은 한 내정자에 대해 품성이나 첫 여성총리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민노당의 입장과 상반되는 만큼 찬반 당론 여부를 결론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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