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언론 발표는 본질 호도, 원유 확보가 목적’

▲ 지난 9월 23일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시리아로 공습을 확대하면서 중동 전쟁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었다. 명분은 인도주의와 자국민 보호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러시아를 대체할 원유 공급지 확보가 목적일 것이라는 주장이 일찍이 제기됐다. 사진은 미국이 시리아 터키 접경지역을 공습한 모습. CNN이 찍었다.

필자가 미국의 시라크, 곧 시리아와 이라크 전쟁에 대해 삐딱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른바 ‘호라손 그룹’의 보도 때문이었다.

미국은 9월 23일(현지시각) 시리아를 공습한 첫날 ‘호라손 그룹’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과 시리아의 이른바 ‘온건한’ 반군들은 전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영국에 근거를 둔 시리아 인권감시단체의 라미 압델 라흐만 소장은 “미국 언론이 호라손이란 말을 꺼내기 전까지 호라손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반군이나 활동가와 세계는 공습 지역이 알 누스라 진지들임을 알고 있고, 죽은 대원들은 알 누스라 전사들이었다”고 덧붙였다. 라흐만 소장은 시리아 위기가 발발한 2011년부터 쭉 이 지역에서 활동해왔다.

카네기국제평화기금이 운영하는 ‘시리아 위기’ 사이트의 아론 런드 편집장도 비슷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AFP통신에 “알누스라와 연계된 알카에다가 운영하고 반(反)서방 분파에 대한 뉴스가 일주일 전부터 나왔다는 사실은 확실히 흥미 있는 우연의 일치다”며 이 보도가 나왔다는 사실은 이번 공습이 시리아 내 반군이 아닌 미국에 적대적인 그룹을 향한 것이라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리브주(州)의 활동가 이브라힘 알 이들리비는 반군은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습을 지지하지만 알 누스라 전선이나 호라손에 대한 공습은 지지하지 않는다며 “이번 공습은 서방을 이롭게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알 누스라는 “IS와 시리아 정부를 상대로 싸우는 반군들 편”이라고 덧붙였다.

시리아 반군들은 알 누스라를 ‘테러’ 조직 리스트에 넣었다며 미국을 비난하며 테러집단으로 불리는 데 거부감을 표시해왔다고 <알 아크바르>는 9월 24일 전했다.

이 기사를 쓴 후 인터넷을 통해 관련 자료를 찾아 많은 시간을 돌아다녔다. 그러다 얼마 전 리스 얼리히(Reese Earlich)라는, 미국이 이라크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때부터 이라크 북부에서 취재한 베테랑 기자의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벌이는 오바마의 최신 전쟁에 대한 열 가지 신화(Ten Myths About Obama’s Latest War in Iraq and Syria)‘란 글을 보게 됐다.

전부터 전문을 번역해서 올리려고 했으나 내용 자체가 소위 주류 언론에서 쏟아내는 보도와 많이 달라 시라크 사태를 좀 더 들여다본 다음에 쓰고자 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심히 유감스런 시라크 전쟁을 보는 관점의 다양성을 제공한다는 기쁨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시사포커스> 독자들의 일독(一讀)을 권한다.

독자에 따라 이 글에 편견이 들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중요한 것은 편견의 은폐가 아니라 편견의 공개 이후의 다양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신화 1. 이슬람국가(IS)는 미국인들에게 즉각적인 위협 세력이다.

지난 9월 23일 시리아의 공습을 정당화하며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인을 위협하는 테러리스트들의 피난처를 용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나는 내 눈으로 수만 명의 야지디족이 IS 전사들을 피해 달아나는 모습을 목격했다. IS는 악질이며 반이슬람적이며 극우 세력으로 실로 시리아와 이라크 민중에 위협이 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아니라 시리아와 이라크 민중이 IS를 무찌를 것이다. 미국의 이 두 나라에 개입한 동기가 상당히 의문시되고 있다. 알카에다와 그 분파가 그런 것처럼 IS도 미국인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

사실, 몇 주 안 돼 오바마 정부는 IS가 미국 본토에 테러리스트로서 거의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인정했고 그 대타로 미국이 호라손이라고 부르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그룹에 초점을 맞췄다. 미국이 시리아로 공습을 확대하기 위해서 호라손 위협이 과장됐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신화 2. 미국은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반테러 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부시와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인들이 전사하고 비용이 100억 달러가 넘는 전쟁을 재정립하려고 애써왔다. 그러나 이라크 북부에서 내가 목격한 것은 틀림없는 전쟁이었다. 미국 폭격으로 특히 시리아에서 이미 민간인들이 죽임을 당했다. 미국은 시리아 실상에 대한 정보를 제한해왔다.

다시 말하지만 미국은 시리아와 이라크의 국민들이 겪을 장기간의 안녕에 대해서 아무런 우려도 없이 무기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신화 3. 미국 지상군이 없다.

이라크에는 이미 미군 전투부대가 있다. 미국 외교관은 나에게 이라크의 쿠르드족이 사는 지역에 있는 미국인들이 공습 목표 좌표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미국 (군사) 자문들은 무장돼 있고 공격을 받을 경우 발포한다고 말했다.

만일 반군이 미국 비행기를 격추시키면, 무장 헬리콥터 부대가 적진에 침투해 조종사를 구해내게 돼 있다. 미국은 “전투 부대”란 말을 재정의함으로써 중동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영어에 대해서도 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공습 작전을 벌이고 한 주만에 미국의 마틴 뎁프시 합참의장은 이라크에 지상병을 파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즉각 그 성명을 부인했지만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도적인 호전파(매파) 의원들은 벌써부터 오바마에게 전투 부대 파병을 공식화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공습 전쟁만으로는 IS를 파괴할 수 없기 때문에 행정부는 “제한적이며 일시적인 반군에 맞서는 (군사) 자문”으로 이름을 바꿔서 더 많은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

신화 4. 미국은 IS를 이기기 위해 전쟁 가능한 연합군을 형성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걸프 국가들, 영국, 호주, 프랑스와 벨기에 등이 포함된 많은 나라들과 연합군을 형성했다고 자랑했다. 이스라엘은 침묵하는 파트너로 남아 있다.

그러나 주요 군사력은 미국으로 공습을 주도하고 있다. 누군가는 지상에서 IS와 싸워야 하는데 연합군은 분명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새로 구성한 이라크 정부의 하이데르 알 아바디 총리는 미래의 가능한 정권의 구성 요소인 수니파와 쿠르드족의 지지를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아바디 내각 안에는 이전의 신임을 잃은 누리 알 말리키 정부 때보다도 수니파 장관이 더 적다.

이란과 동맹 관계인 이라크 정부는 미국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수니파 정권과 연합한 데 분노하고 있다. 2003년 위조된 “자발적인 국가의 연합”과 같은 이번 연합은 시작부터 운이 다했다. 미국은 조직적인 반대 운동이 일어나 전쟁을 중단시키거나 대중들이 넌덜머리가 날 때까지 비용을 지불해가며 전쟁을 치를 것이다.

오바마 정부는 2000년대 무제한적인 군사비 지출이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제위기를 촉발시켰다는 사실을 망각한 게 분명하다.

신화 5. 미국은 바샤르 아사드 정권, 이란과 헤즈볼라에게 도움을 주지 않으면서 IS나 다른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싸울 수 있다.

1년 전, 오바마 행정부는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이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며 전쟁의 북을 두드렸다. 지금 미국은 아사드의 반군을 폭격하고 있다. 현재 시리아 내전은 제로섬 게임이다. 아사드 정권의 적의 약화는 아사드 정권의 강화다. 아사드와 그의 동맹국 이란과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미국의 IS 공격을 반기고 있다. 그러나 극우파 반군들이 약화돼도 친미(親美) 반군들이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한다. 얼마나 있어야 미국이 시리아 정부군에게 폭격을 시작할 것인가?

신화 6. 미국은 오로지 ‘온건한’ 반군만 지원한다.

보수파들의 비난과는 반대로 오바마 정부는 친미 민간인들과 단체를 만들려고 노력해 왔다. 그러나 실패했다. “지도력의 부재” 때문이 아니라 시리아인들이 미국 정책을 수용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리아와 그 인접국 안에서 시리아 반군들과 반정부 활동가들은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하는 것과 미국이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예를 들어 내가 만난 모든 시리아 사람들은 이스라엘이 1967년에 점령한 골란고원을 되돌려 주기를 원한다. 그러나 미국은 그러한 논의를 하는 데 관심이 없다.

그동안에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미국의 동맹국들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 누스라 전선과 같은 극단주의자들을 무장시켰다. 사우디가 이슬람을 극우적으로 해석하는 태도는 알 누스라와 IS와 이데올로기적으로 유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사우디가 시리아 반군들을 훈련시키게 할 계획이다. 이는 알 카포네에게 시리아 경찰 간부를 훈련시키라는 것과 같은 짓이다.

신화 7. 미국은 인권과 법치를 위해서 싸운다, 석유 때문이 아니다.

시리아와 이라크는 지난 3년 동안 엄청난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해왔다. 그럼에도 미국은 이라크의 원유가 풍부한 쿠르드족 거주 지역이 위협을 받을 때만 군사적으로 개입해왔다. 이 쿠르디스탄 지역에는 세계에서 9번째로 큰 원유 지대가 있어 결국에는 현재 유럽에 석유와 가스의 주요 공급지인 러시아를 대체할 수 있다. 50개가 넘은 외국 원유 회사들이 이 지역에서 사무실을 열었다. 많은 회사들은 염치없이 쿠르디스탄의 독립을 위해 더 많은 군사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석유가 유일한 요인이다. 미국은 또한 시리아와 이라크에 친미 정권을 원한다. 그 지역에 더 많은 군사 기지를 지어도 손해볼 일은 없다. 이 전쟁에서 경제적이며 지정학적인 동기들의 결합은 있을지 몰라도 인권에 대한 존중은 그 안에 없다.

신화 8. 오바마 대통령은 이라크와 시리아를 폭격할 법적 권한이 있다.

오바마 정부는 9/11 공격 이후 알카에다에 대항할 권한을 준 2001년 의회 표결에 의거해 현재의 전쟁을 수행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IS는 알카에다의 일부가 아니며,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끌던 2001년도의 알카에다도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새삼 권력을 쥔 사람들이 무슨 일이나 법적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 그들의 변호사를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국제연합(UN)의 반기문 사무총장은 유엔에서 투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주의적 성향의 공화당 의원들과 진보적인 민주당 의원들은 전쟁권한법에 근거해 의회 표결을 요구했다. 의회 지도자들은 이 논제를 회피, 중간선거 이전에 논쟁거리를 만들기를 원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부시 대통령처럼 대통령은 언제든 전쟁을 벌여 승리하기만 하면 의회 투표를 용인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신화 9. 쿠르드족 지도자들은 IS에 대항하는 충실한 연합군이다.

지난 6월 쿠르드족 페시메가 전사들은 IS가 이라크의 모술이나 다른 수니파 지역을 점령했을 때 전투에 나서지 않았다. 사실 여당인 쿠르드 민주당은 불가침 협정을 맺기 위해 IS와 동맹관계인 수니파 부족 지도자들과 몰래 만났다.

그달에 이라크 군의 약화 때문에 쿠르드족 지도자들은 40% 정도 영토를 확장했다. 페시메가는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키르쿡을 점령했다. 이 지역을 두고 오랫동안 쿠르드족과 아랍인들이 다퉈왔다. 쿠르드민주당(KDP) 지도자는 나에게 그들은 이 땅을 중앙정부에 돌려줄 뜻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지역의 독립을 놓고 국민투표를 준비하고 있다. IS가 쿠르드족 점령지를 치고 들어와 에르빌을 위협했던 8월이 돼서야 페시메가는 IS와 전투를 시작했다.

쿠르드민주당 지도자들은 독립국가를 만들기 위한 전술적 조치로 IS와 싸우고 있다. 만일 IS가 쿠르디스탄을 위협하지 않으면 쿠르드족은 이라크의 아랍지역 안에서 IS와 싸우는 데 관심이 없다. 미국과 유럽은 페시메가에게 새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쿠르드족은 지금 IS가 목표이지만 내일은 이라크군과 싸울 것이다.

신화 10. 미국은 약삭빠른 프랑스와 달리 테러리스트와 몸값 협상을 하지 않는다.

미국 지도자들은 몇몇 다른 나라들과 달리 납치된 미국인들을 위해 결코 몸값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한 군사 지휘관은 이러한 정책 때문에 납치 건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추정까지 했다. 이는 또 다른 신화다.

미국은 제3자를 써서 탈레반과 협상을 벌여 관타나모 수용소의 죄수 5명과 아프가니스탄에서 포로가 된 군인 한 명을 맞바꿔 석방시킨 바 있다. 이란에 억류됐던 미국인 도보여행자 두 명은 미국의 재촉을 받은 오만의 술탄이 이란에게 듣기 좋게 말해 “보석금”을 지불한 뒤에 풀려났다.

28년 동안 중동에서 프리랜스 언론인으로 활동한 나는 특히나 납치된 자들에 대해 관심이 있다. 그러나 나는 납치란 기회주의적 범죄라는 것을 배웠다. 우선 대상자가 납치된다. 그리고 나서 납치범들은 그 국적과 가능한 몸값을 상정한다. 납치범들은 미국이 충분한 압력이 있을 경우 몸값 지불에 오케이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 미국은 새로운 전쟁의 만족스런 초기 단계를 즐기고 있다. 오바마 정부의 관료들은 정밀 공습 타격에 대해 낙관적인 보도를 제공하고 있다. 주류 언론은 충실하게 최신 프로파간다(선전)를 전달해주고 있다. 여론 조사를 보면 대중도 정부의 결정을 지지한다.

그러나 우리는 베트남,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미군이 한계가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이 전쟁은 정치적으로 패배할 것이다. 여론은 또 다른 불필요한 전쟁에 등을 돌릴 것이다.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을 벌인 실패한 대통령으로 부시 대통령의 전철을 밟을 것이다.

 

 

[이 기사는 글로벌리서치에 10월 3일 게재됐다. 이 원문의 저자 리스 얼리히는
『시리아의 봉기: 아사드, 반군과 미국 정책』이란 책을 쓰기도 했다.
홈페이지 주소: www.reeseerli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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