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정부 경기진단 '양극화'

경기가 본격 회복되기도 전에 하반기 이후 경기 둔화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일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가 하반기 중에는 세계경제와 국제유가 등의 영향으로 고점을 찍고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정부 시각은 다르다. 재정경제부는 경기가 단기간에 급격하게 꺾일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내수와 수출이 균형 있게 회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KDI, "경기 둔화 가능성 있다"=KDI가 이날 내놓은 경제전망 보고서는 "현재의 경기확장 국면이 올 하반기 이후까지 장기화될 수 있는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최근 경기 상승은 2003~2004년 거품 붕괴로 지나치게 위축됐던 소비가 정상화되는 과정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급등하는 국제유가 등 외부 충격에 쉽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게 KDI의 지적이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또 다른 축인 수출도 미국과 중국 경제 성장 둔화로 위축될 수 있다는 점도 하반기 경기 하강의 요인이라고 KDI는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도 지난해처럼 상반기에 상승했다가 하반기에 사그라지는 '상고하저'식 반짝 경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신인석 KDI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이후 경기 확장 국면이 17개월로 단축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난해 3월 저점을 딛고 올라오고 있는 경기는 이런 순환 주기에 따라 연말께 확장이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연간 경제성장률은 5.3%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1분기 6.2%, 2분기 5.8%, 3분기 5.1%, 4분기 4.4% 등으로 '상고 하저' 현상이 뚜렷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 정부, "경기 둔화 가능성 없다"=재경부는 이날 '향후 경기 둔화 가능성 점검'이란 자료를 통해 "최근 일부 경제지표가 부진하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경기 회복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2004년에 나타났던 '더블딥'(나빠진 경기가 별 회복 없이 다시 나빠지는 것) 현상처럼 급격하게 단기간에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2년 전 경기 하강 때는 카드 부채 문제로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이 둔화되면서 경제가 급속도로 나빠질 수밖에 없었지만 최근 경기는 내수와 수출의 균형된 회복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는 데다 주가를 비롯한 금융시장의 상황과 심리지표 등도 좋게 나타나고 있다는 시각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유가.환율 등 대외여건이 급격히 크게 나빠지지 않는 한 경기 회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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