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한중 정상회담, 대통령 외교성과 빛내기 위한 세리머니 우려”

▲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실상 한중FTA 타결을 선언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낮은 수준의 개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 / 홍금표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높은 수준의 개방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상교섭본부장 출신으로 한미FTA 협상을 주도했던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은 11일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번 협정에 타결된 내용을 보면 양국이 수준 높은 개방을 통해 경제의 자유화, 이를 통한 효율의 제고, 이런 것보다 서로 민감하고 보호가 필요한 부분은 그냥 지켜가면서 우선 할 수 있는 것을 하고 노력이 필요한 것은 숙제로 남기자고 정리를 한 것 같다”며 “자유화의 수준은 과거 선진국과 했던 내용보다는 수준이 높다고 말씀드릴 수가 없겠다”고 밝혔다.

김종훈 의원은 그러면서 ‘우리도 많이 풀지 못했고 상대방 시장도 많이 열지 못했다고 정리해도 되겠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서로 공세적으로 취해야 할 이익도 있고 수세적으로 보호해야 될 이익도 있는데 아마 서로 수세적으로 좀 취약한 부분은 이익이 많이 서로 공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세적으로 하는 부분에 대해선 굉장히 상호 부담을 갖고 가게 되는데, 이런 것은 할 수 있는 것만 하고 나중에 또 필요한 대로 숙제로 남기자, 이렇게 된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대변인도 전날(10일) 논평에서 한중FTA 사실상 타결 소식에 “정상회담용 세리머니”라고 평가했다. 유 대변인은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급하게 전해진 한중FTA 타결 소속은 ‘사실상’이라는 수식어도 이상하고 구체적 협정 내용이 알려지지 않아 매우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유 대변인은 “그런 점에서 한중FTA가 ‘타결’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매우 낮은 단계의 타결이고 여전히 갈 길이 먼 것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 한미FTA에 못지않다고 평가되는 한중FTA가 대통령의 외교성과를 빛내기 위한 세리머니로 전락한 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유 대변인은 “협상이 채 무르익지도 않았는데 정부가 정상회담 일정에 쫓겨 서둘러 타결을 발표했다면 자칫 성급한 타결선언은 추후 협상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 중요한 것은 정부가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협상내용을 국회에 보고하고 피해 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기구를 국회에 설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는 대다수의 농축수산품이 제외되었다며 성과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지만, 보다 세부적인 내용을 신속하게 국민에게 보고하지 않으면 국민의 우려는 커질 것”이라며 “당장 농축수산업계와 저가 공산품업계 등은 한중FTA로 변화될 경제 환경과 앞으로 예상되는 피해에 대한 불안과 우려로 초조하다. 정부가 지체 없이 협상결과를 국회에 보고하지 않는다면 졸속협상에 이어 부실협상을 우려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점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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