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운 한나라당 클린 공천 감찰단장

한나라당 클린공천 감찰단장인 김재원 의원은 14일 "전화가 터지지 않는 곳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괴롭다는 얘기다. 김 의원은 현재 주변과의 연락을 최대한 끊고 지역구인 경북 청송에 머물고 있다. 요즘 김 의원의 입에 당 안팎의 시선이 쏠려 있다. 각종 공천 비리 제보의 집결지이고, 조사를 거친 제보들이 그의 손을 거쳐 최종 결과가 발표된다. 김 의원은 김덕룡 박성범 의원의 공천 비리 의혹을 직접 조사했고, 검찰에 고발장을 냈다. 김 의원은 전날 박근혜 대표에게 단장직을 내놓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지역구인 경북 청송으로 내려갔다. 인간적으로 너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표는"누가 했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며, 그만두면 이 자리를 맡을 사람이 없다" 고 강하게 만류했다고 한다. 허태열 사무총장이 "공천 비리와 관련해 5~6명을 추가 조사중" 이라고 밝힌 데 대해 김 의원은 "이미 다 정리가 된 사안들"이라며 "큰 문제는 없는 것들" 이라고 말했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김 의원은 사퇴 이유와 관련해 "검사 시절에도 힘있는 공직자들의 옷을 많이 벗겼다" 며 "이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하고 싶어 국회의원이 됐는데 여전히 남에게 못할 짓만 하는 것 같아 힘이 많이 들었다" 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가 엄중한 클린공천 의지를 밝혔음에도 공천 비리 제보가 끊이지 않아 온 점과 함께 동료 의원들이 결국 검찰수사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그간 지켜보면서 괴로운 마음이 든 듯 보였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