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삶을 산 신 감독 별세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만든 영화감독 신상옥 씨가 11일 오후 11시39분 향년 80세의 일기로 서울대병원에서 별세했다. 신 감독은 2년 전 간이식 수술을 받은 뒤 통원치료를 받아왔으나, 보름전부터 건강이 악화돼 서울대병원에 입원해있다 이날 타계했다. 유족으로는 50~70년대 톱배우로 활동했던 부인 최은희 씨와 정균(영화감독)ㆍ상균(미국 거주)ㆍ명희ㆍ승리씨 등 2남2녀가 있다. 1926년10월18일 함경북도에서 출생한 신 감독은 경성고등보통학교를 거쳐 1945년 일본 도쿄 미술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 고려영화협회 미술감독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그는 1951년 영화예술협회를 설립한 후 1952년 영화 '악야(惡夜)'를 제작하면서 영화계에 발을 디뎠다. 1953년 톱 영화배우 최은희 씨와 결혼하는가 하면 1978년 홍콩에서 납북된 뒤 북한에서 활동하다가 1986년 3월13일 북한을 탈출하는 등 영화같은 극적인 삶을 살기도 했다. 1961년 감독한 '성춘향'이 당시로는 기록적인 흥행 성공을 거두었고, 그 해 만든 '사랑방손님과 어머니'는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소개되기도 했다. 탈북에 성공한 이후 미국에서 머물며 1994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을 지내고 한국에서 열리는 각종 영화제 등에 참석하는 등 한국 영화계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다 2000년 완전히 귀국했다. 대표작으로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성춘향', '상록수', '연산군', '빨간 마후라' 등이 있다. 유작은 2002년 만든 '겨울 이야기'. 신구가 주연을 맡아 치매 노인을 다뤘으나 아직 일반에 소개되지 않은 미개봉작으로 남아 있다. 또 그해 뮤지컬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연출해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영결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며 발인은 15일 오전에 열고, 장지는 아직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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