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제도 “스스로 힘 써보지도 않고 남에게 손 내미는 노예근성”

▲ 지난 4월,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사실상 전시작전통제권 재연기에 합의했던 바 있다. 사진 /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까지 내세웠지만, ‘안보 현실’을 이유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또 다시 연기한데 대해 야당의 비난이 매섭다. 분단된 지 70년이라는 세월이 다 돼가도록 우리 스스로 군사주권을 포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점은 야당 뿐 아닌, 강경 보수 진영에서도 지적하고 있는 문제다.

특히 우리 정부가 미국 측에 ‘보호해주는 기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인 만큼, 요청에 따른 대가 지불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전작권 전환 시기를 연장하면서 우리 정부는 미국 측에 무엇을 주기로 했는지, 어떤 대가가 따를 것인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도 야당에서는 ‘밀실 이면합의’ 비판을 가하며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 김정현 수석부대변인은 25일 논평에서 “청와대가 전작권 재연기의 핑계로 국가안위를 들먹일 자격이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막대한 국방비를 쓰면서도 불량무기를 사오고, 날이면 날마다 터지는 성범죄 사건에다 폭력 구타 살인까지 창군 이래 최악의 군대를 만들어 오늘날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만든 당사자가 누군데 국가안위를 들먹이느냐”고 비난을 퍼부었다.

김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전작권을 차질 없이 환수하겠다고 공약 했으면 그에 따른 준비를 하나하나 해나가면서 군사주권을 되찾아올 생각을 해야지, 국민들에게 공론화 과정 한번 없이 밀실에서 전작권 재연기 합의각서에 서명한 것은 누가 봐도 떳떳한 정부라고 할 수 없다”며 “오죽했으면 여당에서조차 이런 비판이 나오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전작권 전환 공약파기는 국민대통합, 경제민주화, 기초연금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4번째 거대공약 파기”라며 “군 통수권자는 박근혜 대통령이고, 국가안보에 대한 최종책임자도 박근혜 대통령 아닌가. 국민 앞에 밀실에서 진행된 전작권 공약파기의 전말을 떳떳이 공개하고, 공약파기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전작권 전환 재연기에 따른 이면 합의 내용을 밝히라는 의미다. 

한편, 보수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조차 지난해 5월 한 강연에서 “우리가 벼랑에 선 셈으로 쳐서 이제는 우리의 힘으로 북한을 억제해야 한다”며 “자기 나라를 지킬 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힘을 써보지도 않고 남한테 도움을 구하려고 손을 내미는 것은 노예근성”이라고 주한미군 철수 및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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