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볼라 감염 공포가 전세계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에볼라노이아(에볼라편집증)라는 신조어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해즈머트 슈트(위험물질 차단보호복)을 입고 앉아 있는 사람의 모습이 인터넷 등을 통해 빠르게 유포됐다.

에볼라 감염 공포를 넘어 에볼라편집증이라고 할 수 있는 증상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에볼라노이아는 굳이 한국어로 옮기면 에볼라편집증 정도일까.

트위터에서 해시태그 에볼라노이아(#ebolanoia)가 유행하고 있다고 호주뉴스닷컴이 20일 전했다. 미국 미시시피주(州)의 한 학부모는 교장이 잠비아에 갔다 온 사실을 알고 자기 아이를 학교에서 데리고 나왔다.

그러나 잠비아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는 서아프리카에서 약 7,000km 떨어진 곳이다. 교장은 그곳에 유급 휴가로 갔다 온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몸에 아무 특이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교장은 에볼라 진단 검사를 받아야 했다.

메인주(州)의 한 학교 선생은 에볼라 감염자 토마스 에릭 던컨이 치료를 받았던 댈러스의 병원에서부터 10마일(약 16km)이나 떨어진 곳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와서 역시 에볼라 검사를 받아야 했다.

위통과 구토 증세를 겪던 한 젊은 여인이 자신이 에볼라에 감염된 것이 아닌가 싶어 롱아일랜드 병원을 찾았다. 그녀는 앞서 6주 동안 남아프리카에서 휴가를 보냈다. 그러나 그녀는 임신 중일 뿐이었다. 에볼라노이아에 걸린 사람은 몸이 조금만 이상해도 병원을 달려가 에볼라 검사를 받고 있다.

어떤 유람선 승무원들은 한 승객이 감염자의 샘플을 다룬 의료인이라는 것을 알고는 카리브해 벨리즈에서 그녀를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공수하는 시도를 계획했으나 정부가 이를 불허했다. 배는 결국 멕시코 항구에 가까이 갔으나 입항이 허락되지 않아 뱃머리를 돌리는 일도 있었다.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자신이 직접 만든 해즈머트 슈트를 입고 있는 여인의 사진 한 장이 급속도로 유포됐다. 해즈머트 슈트는 위험물질과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보호복이다.

또한 트위터에서는 감염된 간호사를 비행기까지 데려다주는 남자가 보호복을 착용하지 않았다며 분노의 아우성이 빗발쳤다. 나중에 이 남자가 하는 일이 해즈머트 슈트를 입은 상태에서는 시야가 방해를 받기 때문에 제대로 앞을 볼 수 없는 사람을 도와주는 일이었다는 게 밝혀졌다.

편집증은 망상의 한 종류다. 망상은 착각이거나 찾아봐도 그에 대한 물리적 실체가 없는 생각을 말한다. 밤에 길바닥에 떨어진 밧줄을 보고 뱀이라는 착각하는 것이 망상이다. 주부 생활 잘하고 있는 아내가 바람 피고 있다고 믿어버리는 것-이것도 망상이다. 의처증 걸린 남편의 생각 바깥으로는 아내의 정부는 이 삼차원 공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볼라편집증 역시 순전히 머리속에서 일어나는 이미지와 불안의 결합이 야기한 망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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