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활동가 “시위 약화 시도…과격 진압 빌미 제공”

▲ 17일 홍콩 진압 경찰이 쇠지레와 톱 등을 사용해 시위대 방책을 철거했다. 이때부터 경찰과 시민들 사이의 잇단 충돌로 수십 명의 중경상 부상자가 발생했다. 출처=CNN 화면 캡처

홍콩 시위 17일부터 잇단 폭력 사태 발생

중국 중앙정부가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의 입후보자를 심사한다는 데 반발, 완전직선제와 현 렁춘잉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며 주요 도심을 점거한 홍콩 민주화 운동이 네 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최근 잇단 폭력 사태에는 삼합회가 개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26명이 연행됐고 15명의 경찰과 수십 명의 시민들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19일 아침까지 20명이 더 부상을 입었다.

10명의 시민들이 팔과 다리, 머리에 입은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고 골절상이 의심되는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료 자원봉사자는 4명의 중상자를 보았다고 내셔널포스트가 19일 전했다. 대학생 리즈다 씨는 홍콩 신문 ‘명보’에 경찰의 진압봉에 맞아 머리에 피를 흘리며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고 말했다.

마틴 리 ‘렁춘잉 장관, 폭력 빌미로 과격 조치 가능’

홍콩의 저명한 민주주의 활동가 마틴 리는 이러한 일련의 유혈 폭력 사태에 대해 데일리텔레그래프에 몽콕 시위대 안에는 삼합회 쪽 인자가 개입해서 폭력 사태를 유발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몸싸움이 ‘센트럴 운동’의 주도자나 학생들에 의해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삼합회 패들이 평지풍파를 일으키길 원했다”며 민주주의 요구 시위 자체를 약화시키려는 시도라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폭력 사태가 자주 발생하면 이득을 볼 사람은 사퇴 압박으로 궁지에 몰린 렁 장관이며 “사태가 통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싶은 렁 장관이 경찰에게 더 과격한 조치를 명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 씨의 삼합회 개입 의혹 주장은 ‘센트럴을 점령하라’ 시민단체가 이미 폭력 양상이 걷잡을 수 없게 커질 위험이 있으니 시위 가담자는 자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이후에 나왔다는 점과, 이미 16일에 시위 주도 학생들과 정부 관료들이 TV로 생중계되는 2시간 회담에 동의한 이후에 폭력 사태가 불거진 점 등으로 인해 힘을 받고 있다.

학생-정부 TV 회담 전망 낙관과 비관 엇갈려
중국 공산당, “홍콩 시위는 색깔혁명”

한편, 리 씨는 오는 23일에 예정된 TV 회담에 대해 “물론 그렇게 짧은 시간에 합의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양측이 충분히 신뢰하게 되면 의미 있는 방식으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위를 지지하는 정치인 클로디아 모는 이 회담을 ‘정치적 퍼포먼스’라고 일축하며 “어떤 결과도 나오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녀는 홍콩 관료들은 애초에 홍콩시민들이 행정장관을 선출할 수 있는 선거권을 달라는 시위대의 핵심 요구를 배제했다며 “실제로 얘기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반면, 존 창 홍콩 재무장관은 “전에 나도 젊었을 때는 다양한 학생 운동에 참여했다”며 “물러선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나는 아직도 이 중요한 시점에 (학생들이) 올바른 결정을 내릴 용기를 발휘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고 텔레그래프가 19일 전했다.

중국의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사설에서 ‘센트럴을 점령하라’ 조직이 중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음모’를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시위 지도부는 되풀이해서 이번 시위는 베이징에 대한 정면 도전보다는 홍콩의 정치 체제를 개선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해왔다. 그들은 이번 시위를 ‘우산혁명’보다는 ‘우산운동’이라고 부르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국의 프로파갠더 지휘자들은 홍콩 시위를 중국과 공산당 자체에 대한 위협으로 몰아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민일보는 시위자들이 정권교체혁명(색깔혁명)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그들은 번지수를 잘못 짚었고 실패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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