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 위안 통화스와프 체결, 내년 교역 1,000억 달러로 확대

▲ 푸틴은 14일 중국 리커창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러시아 관계를 “타고난 동반자와 타고난 동맹국”이라고 일컬었다. 러시아가 미국-서방의 제제 조치로 곤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러가 1,500억 위안 상당의 통화스와프 체결과 1,000억 달러 교역 확대 등 본격적인 경제밀착체제를 만들어가고  있다. 출처=중국외교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 분리주의 반군을 돕고 있다며 여러 차례 단행된 제재 조치로 곤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와의 경제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나서 세계는 신(新)양극화 시대로 진입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양국을 “타고난 동반자와 타고난 동맹국”이라고 지칭하는 등 앞으로 두 나라가 관계와 협력을 한층 강화해나간다는 뜻을  다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5일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리커창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다음달 베이징에서 있을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푸틴-리의 만남은 전날 38건의 협력문서의 서명 이후에 이뤄졌다. 이 안에는 러시아-중국 간의 1500억 위안(1천8백9십억 홍콩달러) 상당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이는 양국이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겠다는 명백한 의도로 풀이된다.

두 나라는 또한 지난해 900억 달러였던 교역량을 내년에는 1000억 달러로 확대하고 에너지와 금융 부문에서 협력할 뜻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중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두 나라가 실제로 협력을 증진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인용했다.

전날 리 총리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회담 이후 “나는 마트료시카(러시아 인형)가 중국-러시아의 거대한 협력 가능성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두 나라는 항구적으로 친선관계를 발전시키고 함께 이 지역뿐 아니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나간다는 결의로 가득차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의 이번 방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미국-유럽과의 긴장이 높아가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이뤄졌다. 미국-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여러 차례의 제재 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적극적으로 중국에 구애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 5월 러시아가 중국에 380만세제곱미터의 천연가스(약 4천억달러)를 30년 동안 공급한다는 협정을 공식 체결했다.

또한 타스통신에 따르면 중국 왕양 부총리는 리커창-메드베데프 총리 예비 회담 자리에서 중국은 러시아 제재 조치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왕 부총리는 또 서방이 ‘색깔혁명(정권교체혁명)’의 확산을 희망하며 홍콩의 시위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러의 농밀해지는 경제밀월에 대해 상하이사회과학대 러시아 전문가 장 지엔롱(Zhang Jianrong)은 두 나라가 서방의 영향력을 상쇄시키기 위해 협력 확대를 꾀하고 있으며 정치적 변화를 꾀하는 서방의 책략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대학의 리 리판(Li Lifan) 역시 중국·러시아와 미국 간의 긴장이 결국은 중-러의 밀착을 가져왔다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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