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저장기간 2~3일로 단축, ‘종단간 암호화’ 도입

▲ 다음 카카오 이석우 대표는 ‘카카오톡 검열’ 논란에 대해 앞으로는 수사기관의 감청영장에 더이상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이석우(48)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카카오톡 검열’ 논란과 관련해 “7일부터 감청영장(통신제한조치) 집행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향후에도 응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제까지 법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하고 (수사당국에) 협조해왔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유저들의 준엄한 꾸짖음을 듣고 반성하게 됐다”며 “유저들의 날카로운 지적과 비난, 서운함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프라이버시를 더욱 강화하고 법적인 처벌이 따르더라도 더 이상 감청영장은 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기존 카카오톡을 이용했던 이용자들이 러시아의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으로의 망명이 계속되며 비난 여론이 일자 공식발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  

감청영장 집행에 부응하는 결정에 대해 이 대표는 “수사기관과 상의하지 않았다. 법률 관련 규정보다는 프라이버시를 더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는 제공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무집행방해 등 법률적으로 위반 행위라고 하더라도 대표이사인 내가 결정했기 때문에 그 벌을 내가 달게 받겠다”고 설명했다.

또 이 대표는 인터넷기업협회나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법문제, 유저 프라이버시 문제 등에 대해서 해결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톡 정보제공 현황을 다룬 투명성 보고서는 연말에 발표된다.

이와 함께 다음카카오는 영장 집행 과정에서 최소한의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절차와 현황에 대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보보호자문위원회를 운영해 검증받을 계획이다. 또 감청영장을 제외한 통신자료(전화번호·ID·닉네임), 통신사실확인자료(로그기록·IP), 압수수색영장 등이 진행될 경우, 해당 이용자에게 통지할 수 있는 절차를 개설할 방침이다.

앞서 다음카카오는 ‘사이버 망명’이 잇따르자 카카오톡 대화내용의 서버 저장기간을 2~3일로 단축했으며 프라이버시 모드를 위해 단말기에 암호화키를 저장하는 ‘종단간 암호화’를 도입한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1:1 대화방은 연내, 그룹방은 내년 1분기내, PC 버전은 내년 2분기 내에 지원한다. 수신 확인된 메시지를 서버에 저장하지 않는 기능은 내년 3분기에 마무리 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앞으로 2~3일로 가면 현실적으로 대화내용이 남아있지 않는 상태로 영장에 응할 수 없는 상황이 되다”며 “프라이버시 모드를 사용하는 경우 서버에 보관되는 메시지조차 다 암호화돼서 풀 수 없고, 대화 당사자만 풀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보안을 철저히 하고 관련법 제도를 따르는 것만으로 이용자 프라이버시 보호하고 있다고 자만했다. 불안한 마음을 더 깨닫지 못하고 최근 상황까지 이른 것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한편 다음카카오는 수사기간의 요청에 협조하여 이용자에게 어떠한 통지 없이 카카오톡에서 오갔던 3~7일 대화 내용을 제공해 파문이 일었다. 이후 개인정보 유출과 감시·사찰 행위에 불안감을 가진 이용자들이 ‘텔레그램’으로 이용하는 등 ‘사이버 망명’ 사태가 일어났다. [시사포커스 /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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