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라재의 가을

 

로마의 폭군 네로황제는 버섯 왕이란 별명이 붙을 만큼 유난히 버섯을 좋아해서 버섯을 따오는 사람에겐 같은 무게의 금과 맞바꾸어 주었다고 전해진다.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이 신()의 음식 또는 요정의 화신으로 여긴 버섯은 칼로리가 거의 없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항암성분인 베타글루칸이라는 항암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숲속에는 야생버섯들이 많이 자라고 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버섯은 160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문제는 이 중에 식용 버섯은 2030여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가을철 야생 버섯은 대부분 독버섯으로 한 개만 먹어도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색이 유난히 화려하거나 잘 부서지는 독버섯에는 무스카린이라는 유독 성분이 있어 신경마비와 환각 등의 증세를 일으키므로 특히 조심해야 한다. 독버섯과 식용버섯은 갓의 모양과 색깔이 비슷해서 일반인들이 구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널리 알려진 것 외에는 야생버섯을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버섯 중의 으뜸은 소나무 뿌리에서 자라는 송이버섯이다. 송이버섯은 특히 몸에 열이 많거나 비만인 사람에게 가장 좋다고 한다. 송이의 향긋한 냄새를 살리려면 생 버섯이어야 하며 굽거나 살짝 익혀 참기름 소금에 찍어 먹으면 최고의 향기를 즐길 수 있다.

아무리 먹어도 독성이 없고 사람의 원기를 보하며 먹으면 영양이 되고 풍()을 없애 주어 고혈압을 예방하고 혈액순환을 잘 되게 하는 표고는, 많이 먹으면 혈중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낮아지는데 햇볕에 말려야 비타민 D가 제대로 형성되고 향이 좋다. 마른 표고버섯을 구입했다면, 요즘은 대부분 전기로 건조했을 수 있으므로 세 시간 정도 햇볕에 쬐었다가 보관하거나 요리하는 것이 좋다.

또 겨울에 곤충에 기생하다 여름에 곤충이 죽으면 그 자리에서 나는 동충하초는 한방에서 폐병과 심장병의 특효약으로 써 오고 있으며, 불로초로 알려진 영지는 동맥경화증, 협심증, 천식, 만성기관지염에 좋다고 한다.

 

약용버섯은 싱싱한 생 버섯보다 말린 버섯이 약효에 더 좋다. 말리는 동안 화학 작용이 일어나 약효가 더 좋아지기 때문이다. 버섯은 달여 먹을 때 더 효과가 좋다고 한다. 그것은 면역작용의 주제가 되는 다당체들이 냉수보다 온수에 더 잘 녹아 나오기 때문이며 버섯을 직접 먹으면 인체의 체온이 끓는 물보다는 온도가 낮아 버섯의 유효 성분을 잘 녹여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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