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품에 안기는 템플 스테이

속세의 묵은 때 버리고 악의 없는 마음자리로 되돌아가는 여행 빠르게 변하는 세상, 더 편리해지는 생활, 하지만 미래는 점점 더 불안하고 불투명하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일상에 부대끼며 사는 현대인들의 머리는 무겁기만 하다. 세상사의 시름과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고, 정신적 충만감을 느끼며 살 순 없을까. 도시인들의 척박한 영혼의 안식처가 되어 줄 탈출구를 찾아 떠나보자. 자연과 하나 되니 나를 비우고 참 나와 대면하게 되는데··· 산사의 품에 안기면 고요함을 가슴에 품고 돌아오는데··· 불자가 아닌들 무슨 상관이랴··· 조용한 산사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주말 템플스테이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템플스테이는 비불교도가 전체 참가자의 70%에 이를 정도로 일반인들에게 널리 개방되어 있다. 복잡한 세상사에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 쉬게 하는 마음자리 찾기 여행으로 속세와 단절된 수행공간에서 마음의 휴식과 재충전, 명상과 사색의 여유를 잠시나마 가질 수 있는 나를 위한 최상의 여행이기도 하다. 마음으로 떠나는 산사 여행은 1박2일, 2박3일의 짧은 기간에 큰 울림과 긴 여운을 가질 수 있으며 예불(자유참가), 참선, 다도, 산행, 발우공양 등 사찰의 기본프로그램과 더불어 선 체조, 맨발산행, 자비 명상, 선무도, 연등 만들기, 암자순례 등 사찰 전통에 따른 특별프로그램이 있다. ♣ 강가의 사찰, 경기 여주의 신륵사 산사의 사찰도 해변의 사찰도 아닌 강가의 사찰. 남한강 줄기를 자기 집 앞마당 같이 바라보면 즐기는 사찰이 바로 여주 신륵사다. 경기도 여주에서 신륵사를 빼면 이야기 거리가 없을 정도로 신륵사는 여주의 역사와 문화를 모두 담고 있다. 원효 스님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고려 말 나옹화상이 이곳에서 열반하며 세간에 알려졌다. 산과 강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천연자연 환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은 신륵사 강월헌. 국내유일의 벽돌탑을 뒤로 하고 강월헌에 앉으면 고요하게 흐르는 남한강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신륵사 사찰 체험 프로그램은 기본 사찰생활 체험과, 정신수련, 아름다운 경관 답사 등 세 가지 프로그램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신륵사가 간직한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걸쳐 있는 당우와 석탑, 부도와 불화, 벽화 등 많은 불교 문화유산을 답사함으로써 한국 불교문화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될 것이다. 아울러 영릉이나 명성황후 생가, 고달사 터, 목아 불교박물관 등 다른 지역에 비하여 월등히 많은 역사 문화유적을 탐방하는 프로그램 또한 유익하다. ♣ 상서로운 빛이 일어나는 경기 고양의 흥국사 한미산 흥국사는 원효가 북한산 원효암에서 수행하던 중 산을 내려와 이곳에 이르게 되었고 본전에 약사부처를 모시고 '상서로운 빛이 일어난 곳이라 앞으로 많은 성인들이 배출될 것이다'하여 절 이름을 흥서암(興瑞庵)이라 하고 오늘의 흥국사를 창건하였다. 흥국사에는 김정희가 그렸다는 극락구품도가 있는데 염불수행의 단계를 아홉 장면으로 나타낸 그림으로 설법당에 있다. 구품도에는 아미타부처님이 인간들의 행동을 지켜보는 모습과, 세속에서의 인간들의 다양한 행동모습을 그려놓았다고 한다. 흥국사는 매월 첫째, 셋째 토요일에 템플스테이를 연다. 한국 전통의 공간인 사찰에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다양한 산사와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첫째 날에는 사찰예절을 익히고 자연풍광이 수려한 천년고찰에서 ‘참다운 나는 누구인가? 참 인생이란 무엇인가?’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참회의 시간이, 둘째 날은 새벽에 일어나 예불과 108배 발우공양을 통한 스님들의 생활을 체험 하고 새벽 숲길 걷기 명상은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시간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벗어나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다. ♣ 모든 때를 벗어버리는 완충지대, 강원 평창의 월정사 인자하고 자애로운 어머니처럼 깊은 오대산 자락은 오대의 다섯 봉우리 자락마다 유서 깊은 암자를 보듬어 안았는데 그중에서도 월정사는 자장율사가 부처님사리를 봉안하고 문수보살을 친견을 위해 기도하기 위해 창건한 도량이다. 월정사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전나무 숲을 꼭 지나야 하는데 전나무 숲은 일종의 세속에서 물든 모든 때를 벗어버리는 완충지대요. 세속의 때를 씻어야만 비로소 불보살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 굳이 불자가 아니더라도 전나무 숲을 산책하다보면 청량함을 느낄 수 있다. 월정사 템플스테이는 전나무 숲길 산책과 탑돌이로 구성되어있다. 아침 공양을 마치고, 전나무 숲길을 거닐어보기도 하고, 간절한 마음을 갖추어 팔각 구층 석탑을 도는 탑돌이를 하게 된다. 템플스테이 외에도 월정사는 세속생활을 하는 도시인들에게 정신적인 행복감을 제공하기위해 단기출가, 주말수련회, 여름수련회, 산사의 하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 무릉계곡의 아름다운 비경, 강원 동해의 삼화사 백두대간 두타산 무릉계곡의 아름다운 비경 속에 자리한 삼화사(三和寺). 그 지척에는 푸른 동해바다가 펼쳐져 있다. 여러 차례 화재로 인한 소실과 중창을 거듭한 삼화사는 1905년에 삼척지방 의병들의 거점으로 이용되었고 1906년에 일본은 의병의 거점파괴라는 이유를 붙여 대웅전, 선당 등 200여 칸에 이르는 건물을 모두 불태워 버렸다. 지금은 대웅전을 비롯하여 삼성각, 범종각, 육화로, 천왕문, 요사채 등의 건물들이 다시 건립되어 유지되고 있으며, 주요문화재로는 삼층석탑과 철불, 목조지장보살상, 부도 및 비가 있다. 고즈넉한 숲길을 산책하기도하고, 망망대해 동해의 일출을 바라보며 희망을 일구고 일상의 집착에서 잠시 벗어나기도 하는 삼화사 템플스테이는 사찰에서만 전해 내려오는 생활방식을 체험하며 청정한 환경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함께 하며 마음의 풍요로움을 갖게 된다. 수려한 자연과 함께 하는 삼화사 템플스테이는 절제된 행동은 있지만 격식에 구애됨 없이 개인의 눈높이에 맞춰 진행된다. ♣ 중앙대학교에서 채택해 더 유명해진 충남 공주의 마곡사 춘마곡(春麻谷)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봄의 경치를 지니고 있는 마곡사. 경내 왼쪽 응진전 앞에 향나무 한그루가 서 있는데 이 나무는 김구 선생이 명성황후 시해범을 처단 한 후 이곳에서 은거하여 지낸 적이 있는데 해방 후 다시 찾아와 은거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심은 나무라 전해진다. 또 보물 799호로 지정된 오층석탑이 있는데 상륜부의 형태가 라마교 양식을 본딴 특이한 형태. 오층석탑 뒤에는 보물 802호로 지정된 대광보전도 있다. 중앙대학교에서 교과과정의 하나로 채택할 만큼 마곡사 템플 스테이는 많이 알려진 프로그램이다. 마곡사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자비명상으로 우선 집단상담기법을 이용하여 자기안의 근본적인 상처를 드러내고 이를 치유하여 그 안에 자비를 담는 법을 배우는 것. 또한 지금, 현재를 알아차리는 법을 배움으로서 자기 존재를 명백히 관찰하고 이를 실생활에서 연결하여 수행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고 발우공양, 다도, 울력 등의 사찰문화 역시 체험할 수 있다. ♣ 백제 시대에 창건된 충남 예산의 수덕사 백제 시대인 법왕 원년에 창건되었다고 하는 수덕사는 15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이다. 또한 경허, 만공, 혜암, 벽초스님 등이 수행 정진한 사찰로 한국 선불교의 고향. 수덕사는 임진왜란으로 대부분의 가람이 소실되었으나 다행히 옛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국보 제 49호로 지정된 대웅전으로도 유명하며 문살, 용두와 닫집 등 불교건물의 아름다움을 잘 살린 건물인 원통보전은 불교문화의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다. 수덕사 템플스테이는 새벽에 도량석을 함께 돌며 마음을 정제하며 대웅전에서 스님들과 함께 새벽예불과 108배를 올린다. 선 체조를 통해 뭉친 근육을 풀면서 좌선과 행선 등 참선을 하고 사경(사불)과 발원문 쓰기를 하면서 비록 짧은 시간이겠지만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또한 서산과 태안의 마애삼존불과 많은 스님들의 기도처인 간월암 등 성지순례는 바다와 산을 보면서 가족과 여가를 보낼 수 있게 한다. ♣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방문으로 알려진 경북 안동의 봉정사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방문으로 더욱더 세간에 알려진 봉정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이다.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의 제자 능인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국보 제15호인 극락전과 보물 제55호인 대웅전을 비롯하여 화엄강당, 고금당, 삼성각, 만세루 등 단정하고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잘 배치되어 있다. 문화재적 가치뿐 아니라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동승’ 을 비롯하여 여러 편의 영화지의 배경이 될 정도로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또한 참나무숲길을 비롯한 오래된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풍광이 마음을 넉넉하게 해줘 더욱 사랑받는 절이다. 봉정사의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은 새벽예불과 108배, 영산암에서의 참선, 저녁예불과 다도 그리고 창건과 관계가 깊은 ‘천등굴’ 산행 등 알차게 준비되어 있어 개인과 가족단위, 소규모의 직장이나 단체에 사찰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방학 중에는 소규모 인원의 수련회도 열리고 있다고 하니 고풍스러운 건물과 자연의 아름다움이 잘 조화된 봉정사의 템플스테이에 참가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 한국의 대표적인 법보사찰, 경남 합천의 해인사 가야산 깊은 골짜기에 자리한 한국의 대표적인 법보사찰 해인사. 한국의 대표적인 세계문화유산 가운데 하나인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장경각은 국내인은 물론 외국인의 중요한 관람 명소가 되었다. 돈오돈수의 대선사 퇴옹 성철 스님을 비롯하여 근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큰스님들이 해인사에서 많이 배출되었다는 점과, 그만큼 수행의 전통이 오롯이 남아 있는 사찰이란 점은 해인사의 자랑. 또한 해인사는 비구, 비구니 스님 500여명을 포함해 가장 많은 대중이 모여 사는 사찰이기도 하다. 해인사 템플 스테이는 참선과 팔만대장경 친견 및 인경 체험 등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팔만대장경 경판을 본 따 만든 모조 경판에 먹물을 묻혀 한지에 인쇄를 하는 인경 체험은 선조들이 지혜와 불심으로 한 획 한 획 새긴 그 원력과 팔만대장경에 담긴 삶의 진리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뜻 깊은 기회가 될 듯하다. 이 밖에도 해인사를 본찰로 한 가야산 곳곳의 작은 암자를 순례하는 프로그램 또한 법보종찰 해인사의 거침없는 종풍을 느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 마음까지 청아해지는 전북 부안의 내소사 마음까지 청아해지는 전나무숲길로 더 유명한 내소사. 천왕문을 지나 소박한 미를 간직한 대웅보전과 정교하게 수 높인 대웅전 꽃 창살은 내소사만의 고풍스런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또한 내소사에는 수령이 약 5백여 년이 되는 할아버지 당산목과 높이 약 20m, 둘레 7.5m의 약 천여 년쯤 되는 할머니 당산목이 경내 중앙에 자리 잡고 있으며, 봉래루 앞마당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수령 300여년으로 추정되는 ‘보리수’ 거목이 자리하고 있다. 내소사에는 참가자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깨끗하고 편리한 템플스테이 전용 공간이 있다. 프로그램 역시 편안하면서도 감동의 여운을 느낄 수 있게 짜여 있으며, 여유 있는 진행 또한 내소사만의 색깔로 자리 잡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전통문화의 산 교육장으로서, 자연과 호흡하고 마음의 평안을 얻고자하는 어른들에게는 재충전의 장소로서, 내소사 템플스테이는 유지되고 있다. 더불어 변산반도 관광을 연계 체험 할 수 있으므로, 사찰 체험과 여행을 겸할 수 있는 좋은 코스가 될 듯. ♣ 한반도의 최남단, 전남 해남의 미황사 한반도의 최남단 땅 끝에 위치하고 있는 미황사는 병풍처럼 펼쳐진 한 폭의 산수화 같은 달마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또한 미황사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의 아름다운 낙조와 미황사를 둘러싸고 있는 달마산의 동백나무 군락지, 북가시나무 군락지 등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대웅보전에서 세심당을 지나 남쪽으로 난 산길을 따라 5백 미터 쯤 올라가면 동쪽에 21기의 부도와 다섯 기의 탑이 있는 부도전은 고즈넉한 미를 선사하고 있어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찰로 꼽힘에 주저가 없다. 미황사의 템플 스테이는 미황사 홈페이지나 또는 전화로 예약을 하면 원하는 날짜에 언제든지 참가할 수 있는 것이 특징. 특히 참가자가 한 명이든 두 명이든 상관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도량 분위기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여유가 있다. 템플 스테이에서는 한문교육, 문화체험, 공동체생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불교문화를 만날 수 있으며 스님들이 직접 모든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 그 특징이다. 예불과 공양 그리고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는 참선, 번잡했던 일상을 잊고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더 없이 좋은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 ‘템플 스테이’, 서울에서도 누릴 수 있다?! → 서울 성북의 길상사 ‘침묵의 집’ 경내 중앙에 극락전과 그 옆에 울창한 계곡이 있는 길상사는 그 규모가 크지는 않다. 우리나라 3대 고급 요정 중 하나인 대원각의 주인이 법정스님의 무소유 철학에 감화를 받아 7,000여 평에 이르는 대원각 터를 조계종 송광사의 말사로 시주하면서, 법명인 길상화를 딴 길상사를 탄생시켜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길상사에는 참선 수행을 위한 선방이 여러 개 있는데 그중에서도 ‘일반인들을 위한 상설 시민선방인 길상선원과, 참선뿐만 아니라 불교신자가 아닌 누구라도 명상할 수 있는 ‘침묵의 집’ 등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길상사 설법전에서 마련되는 맑고 향기롭게 ‘禪 수련회’는 말을 삼가고, 가부좌 틀고 앉아 내 안의 '나' 와 마주 앉는 시간. 禪 수련회는 월 1회(매달 넷째 주 주말) 정기적으로 마련되며 하루 8시간 이상 참선하게 된다. 수련회는 마음공부에 뜻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동참할 수 있으며 단체 참가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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