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타격 예상…4분기는?

▲ 한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진 것은 이미 오래된 상황이지만, 특히 올해 3/4분기 실적 예상 치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예사롭지 않은 불길함을 예고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주요 기업의 3/4분기 실적이 심상치 않은 기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한국 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는 기업들이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진 것은 이미 오래된 상황이지만, 특히 올해 3/4분기 실적 예상 치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예사롭지 않은 불길함을 예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경제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올해 3/4분기 실적이 ‘잿빛 전망’이라는 점이 대단히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도 있듯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기업의 끝없는 침체가 가시화되면, 결국 내수 경제 및 소비 심리에 만만치 않은 타격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 ‘어닝 쇼크’ 예상되는 삼성전자
그중에서도 올해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 전망치는 무척 암울하다. 아직 확정 발표가 나기 이전의 상황이라 증권가에서는 여러 추정이 난무하고 있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기대 이하’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9월 말 현재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조5천 억 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이 수치는 9월 초순에 전망됐던 수치인 7조 원 대보다 무려 20%대나 급격히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얼마 전 삼성증권이 “4조 원 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는 충격적인 전망에 이어, 심지어 일부 증권사에서는 ‘3조원 9천억 원 대’라는 더 충격적인 영업이익을 전망하고 있어 재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즉 삼성전자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 전망에 대해 ▲동양증권의 경우는 3조9,500억 원 ▲대신증권(3조9,470억 원) ▲LIG투자증권(3조9,290억 원) 등의 예상 수치를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삼성전자가 올해 3/4분기 예상 수준을 훨씬 밑도는 실적이 전망되는 이유로는 무엇보다 스마트폰 출하 부진 및 재고 조정이 첫손으로 꼽힌다. 최근 몇 년 동안 ‘갤럭시 시리즈’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를 ‘무소불위’의 위치로 끌어올린 일등공신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갤럭시S5’를 출시할 무렵부터 본격적인 위기감이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갤럭시S5는 준수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디자인 논란에 휩싸이는 등 예상보다 다소 낮은 판매 실적을 보였다. 이렇게 삼성전자가 뜻밖의 고전에 직면하게 된 것은 ‘G2'와 ’G3’라는 야심작으로 삼성전자의 아성을 위협하기 시작한 LG전자의 활약과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공세에 따른 결과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 올해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 전망치는 무척 암울하다. 아직 확정 발표가 나기 이전의 상황이라 증권가에서는 여러 추정이 난무하고 있지만, 모두 공통적으로 ‘기대 이하’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뉴시스

◆ 현대자동차 실적도 ‘암울’
이에 대해 한 경제평론가는 “최근 삼성전자에서 출시하는 스마트폰은 가격이 높으냐 낮으냐에 상관없이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점이 문제로 꼽히고 있다”며 “이는 최근 디자인의 변화를 추구한 경쟁사 애플의 ‘아이폰6’가 전 세계적으로 기록적인 판매고를 보이고 있는 상황과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즉 “애플의 대약진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라는 명제가 더 이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평론가는 “그만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초기의 신선함을 잃어가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평론가는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가 고수하는 가격 정책, 즉 LG전자 등 타사 제품에 비해 비교적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 중대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삼성전자는 이 같은 문제점을 충분히 직시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문제 개선 방침이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내년 상반기부터는 부진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기도 하다.

상당수 증권 애널리스트들도 “향후 삼성전자가 플렉서블 OLED·메탈 케이스 등을 탑재한 고성능·고가폰 출시는 물론, 중·저가폰에 대한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전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삼성전자 점유율이 다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보았다.

하지만 일부 분석가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에 극적인 부활을 현실화시키더라도,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불거지는 단기 비용 상승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하는 경우도 있어 주목된다.

삼성전기 또한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의 올해 3/4분기 매출액은 1조9,400억 원”이라며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대비해 9% 하락한 수치”라고 내다보고 있다.

삼성SDI의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 증권계에서는 “삼성SDI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은 686억 원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전 분기와 대비하면 56.9%나 늘어난 수치이지만, 당초 시장 예상치인 779억 원보다는 훨씬 밑도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 못지않게 현대자동차의 3/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현대자동차의 3/4분기 영업이익은 1조9,000억 원 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분위기가 절대 다수다.

이러한 실적 전망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대비해 약 4.9% 줄어든 수치다. 전통적으로 자동차 시장에서 3/4분기는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현대자동차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타격을 꼽는 경우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는 장기간에 걸친 노조 파업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또한 바로 이 점 때문에 업계에서는 “최근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협상 타결에 극적으로 잠정합의 했기 때문에, 4/4분기부터는 다소 호조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가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삼성전자 못지않게 현대자동차의 3/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현대자동차의 3/4분기 영업이익은 1조9,000억 원 대로 추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분위기가 절대 다수다. ⓒ뉴시스

◆ 정유업계도 ‘먹구름’ 잔뜩
현대중공업 역시 올해 3/4분기 실적 전망은 극히 회의적이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한국기업평가의 회사채 신용등급 강등으로 비롯된 신용등급 하락, 노조 파업에 대한 우려, 실적악화라는 시련을 연속적으로 겪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적극 반영되어, 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올해 3/4분기 실적도 기대치 및 전년 동기 대비 수치를 크게 밑돌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9월 24일 대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조선·육상플랜트가 적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정유 부문 또한 올해 2/4분기보다 수익성이 내려가는 바람에 현대중공업의 실적은 전망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증권 및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의 3/4분기 매출은 13조2,000억 원에 영업손실로는 2,677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이 실적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았던 2/4분기 실적보다는 다소 개선된 모양새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은 4/4분기를 맞이해서는 상당 부분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증권가에서는 “선가가 오른 지난해 하반기에 수주한 물량이 4/4분기부터 매출에 포함될 예정”이라며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의 4/4분기 실적은 3/4분기보다는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3/4분기 실적 전망은 극히 부정적이다. 정유업계도 암울한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어 ‘경제 심리’에 치명적인 요소로 작용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S-OIL의 경우,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은 301억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한 달 전에 나왔던 추정치인 824억 원에 비해 무려 63%나 감소된 수치다. S-OIL은 지난 2/4분기에는 무려 544억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3/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결국 3/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른바 ‘어닝 쇼크’가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증권가에서는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은 약 1,252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에 나왔던 추정치인 2,217억 원보다 무려 44%나 줄어든 전망 수치다.

GS칼텍스의 경우 올해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414억 원에서 1,113억 원으로 21%나 줄어들었다. 이렇게 GS칼텍스가 실적 부진을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정유 부문의 매출 부진 때문으로 꼽힌다. 특히 GS칼텍스는 실적 하락과 더불어 시장 점유율 하락, 신용등급 강등이라는 연이은 악재를 겪고 있다.

이렇게 정유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유가 및 정제에 대한 마진이 하락하면서 이러한 상황이 실적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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