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장 ‘호라손’, ‘온건 반군’ 실체 불명…공습 명분 상실중

▲ 미국-연합군의 시리아 공습 확대 이후 공격 목표였던 IS와 다른 시리아 반군들이 결속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미국-연합군의 전술 변화가 예상된다. ⓒ 뉴시스

지난주부터 미국 주도로 진행 중인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공습에 대해 시리아 반군들과 그 재정적 후원자들 사이에서 반대와 불신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미국과 연합군들의 공습 작전이 시리아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잃어가고 있다.

게다가 IS가 경쟁 관계에 있던 반군들과 화해하는 움직임도 감지돼 미국이 주장하는 ‘온건한 반군’은 대체 어떤 반군을 말하는 것인지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주도의 공습에 항의하고 반대하는 이들은 공습 작전이 시리아 바샤르 아사드 정부군이 아닌 반군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는 이슬람 자체를 향한 공격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지원을 받는 ‘자유시리아군’의 한 여단장은 “미국-연합군은 IS를 섬멸하겠다는 구실로 신성한 시리아 혁명과 대결하고 있다”며 “나는 개인적으로 이슬람에 대항하는 연합군 편에 서서 싸우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고 <벤츄라카운티스타>가 30일 전했다.

전문가들은 공습 작전은 미국 지원을 받는 단체들을 포함한 다양한 분파의 반군들 사이에서 IS, 알 누스라 전선과 시리아 내 알 카에다 연계조직에 대한 연민을 불러일으켜 반군들 사이의 화해‧협력이라는 뜻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호라손’ 주장 그리고 알 누스라 전선 기지 공격

많은 시리아인들은 공습이 개시된 날 알레포시 외곽에 있는 알 누스라 전선의 기지 하나가 공격을 받아 일급 폭파 전문가와 유명한 저격수 등 조직 핵심 인원이 사망했다고 알고 있다.

그동안 알 누스라 전선은 반정부 활동가들과 다양한 분파로 갈린 무장 반군들을 폭넓게 지원해오고 있었다. 알 누스라 전선은 알 카에다 연계조직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미국 공습 목표인 IS 이상의 시리아 토착 세력이라고 본다.

미국 관리들은 또한 난데없이 호라손 그룹도 공습했다고 말해 급속도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호라손 그룹은 음지에서 서방 국가를 공격하는 알 카에다의 베테랑 정보원들의 네트워크 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많은 활동가들은 호라손 조직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다며 공습 목표는 알 누스라 진지였던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미국은 시리아 내 존재하지도 않은 호라손 그룹을 언급하면서 사실은 시리아 반군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는 알 누스라 전선을 공격한 것이다. 알 누스라 전선은 IS와는 싸우는 경쟁 관계였으나 ‘자유시리아군’의 깃발 아래 싸우는 반군들을 포함한 무장 단체들의 중요한 동맹 세력이기도 하다.

시리아 반군이 지배하는 지역에서 알 누스라 공습이 모든 이슬람인들에 대한 공격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알 누스라의 전선의 은둔 지도자, 아부 모하메드 졸라니(Abu Mohammed Jolani)는 이번 공습으로 미국과 아랍 연합국에 엄청난 후폭풍이 불 거라고 예상하며 그것을 ‘화산 폭발’에 비유했다.

“이 공습이 전쟁을 당신들의 나라 한복판으로 가져갈 것이다. 왜냐하면 이슬람교도들은 그들의 아들들이 폭탄에 맞아 죽어가는 모습을 관객처럼 지켜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이 말한 ‘온건한’ 반군의 실체?

알 누스라 전선과 IS는 2013년 중반 갈라섰고 혹독한 경쟁을 벌여왔다. 그러나 시리아 반정부 활동가는 “양측이 이미 화해를 위한 행동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IS가 본부 진지가 있는 라카시에 억류했던 알 누스라 전선의 포로들을 모두 석방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또한 많은 사람들이 IS에 충성을 서약하는 것을 보았다”고 말한다. 공습 이후에 많은 반군들이 IS에 충성하는 등 종래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리아 전장은 극히 다양한 세력들이 분포돼 있다. 많은 반군 분파들의 경계가 모호하다. 이슬람 전사들은 이 그룹에서 저 그룹으로 자주 옮겨 다닌다. 분파들은 또한 정기적으로 편의에 따라 동맹을 결성하기도 한다.

많은 반군들은 시리아 내전을 아사드 정권에 대한 반란으로 보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자들은 아사드 정부는 이단으로 간주하는 이슬람 시아파의 알라위 종파, 곧 ‘이슬람 배교자’로 보고 있다.

IS도 칼리프를 정식으로 선포하기 전에는 미국이 지원하는 반군 전사들을 포함해서 다양한 반군 조직과 함께 시리아 정부를 상대로 싸워왔다. 이 과정에서 IS는 2013년 8월 시리아 마나 공군기지를 접수하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당시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로 불렸던 IS는 두 차례의 자살 공격으로 마지막 저항을 분쇄하고 1년 넘는 그들의 점령을 끝장냈다.

공습으로 시리아 민간인들 사망

CNN은 28일(현지시간) 미군 주도 연합군이 공습 닷새째를 맞아 IS를 노리고 공습 지역을 넓혀가며 공습을 이어간 가운데 시리아 북부 터키 국경지역에서 민간인이 희생됐다고 보도했다.

반아사드정권 성향의 인권감시단체 소장 라미 압둘 라만은 공습 작전이 IS를 공격한다는 명목하에 민간인을 목표로 하는 단계“에 들어갔다고 주장한다.

공습 작전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도 이후 공습 반대 분위기와 함께 ‘서방으로부터 이슬람을 지키자’는 결속의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 주도의 공습으로 IS 소유의 임시 정유공장이 파괴돼 석유 부족에 대한 불평마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주 인터넷에 공개된 동영상에서 이들리브주 나블시에서 벌어진 공습 반대 시위에서 알 카에다의 깃발이 휘날렸다. 한 수니파 교도는 “여기에는 알 누스라 전선 같은 분파는 없다, 우리는 모두 수니파일 뿐이다. 연합군은 수니파와 민간인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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