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이 이사장 망언 일베 통해 유포돼”

▲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앞에서 열린 '친일 독재 비호, 헌법정신 유린 이인호 KBS 이사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역사정의실천연대 등 참석자들이 이인호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뉴시스

역사정의실천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9개의 언론·역사 단체들이 3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인호(79) KBS 이사장의 즉각적 사퇴를 요구했다.

언론단체들은 회견문에서 “언론·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낙하산 인사로 강행한 이인호 이사장의 친일·독재 비호발언이 임계점을 넘어선지 오래다”며 “심지어 그는 이사장이 된 후에도 친일청산 작업을 부정하는 발언을 하며 역사의 수레바퀴를 냉전 시대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 이사장의 낙하산 인사는 교육 부문에서 시작된 박근혜정권의 역사 왜곡을 언론부문으로까지 확대하려는 징표”라며 “박근혜 정권이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이인호 KBS 이사장을 계속 감싸고돈다면 조만간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씨가 이사장직에 오른 뒤 내놓은 일련의 발언은 국가 차원에서 진행된 친일청산 작업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망언’으로 헌법 정신을 유린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강연회 ‘우리 역사 바로 보기-진짜 대한민국을 말하다’에서 “한국의 친일 청산이 소련의 지령에 따랐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이사장은 앞서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조부의 예를 들며 “유학의 세를 늘려가기 위해 일제 통치 체제하에서 타협하면서 살아오신 것이다. 그런 식으로 친일을 단죄하면 일제시대 중산층은 다 친일파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관해 민족문제연구소 이준식 연구원은 이날 “이인호 KBS이사장이 망언을 계속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며 “망언이 계속되면 일베 같은 곳에서 이 이야기를 퍼 나른다. 그러면 이 망언이 사실처럼 되길 기대하는 욕구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는 작년 교학사 교과서 논란과 올해로 이어진 국정교과서 채택 문제, 이인호 이사장을 공영방송 KBS이사장에 앉힌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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