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말마다 ‘야당 탓’이라니, 세월호법 가이드라인부터 철회하라”

▲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국회 장기파행 사태와 관련해 국회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한데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국회 정상화 협상 중 무슨 저의가 있는 것이냐며 맹반발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회 장기 파행과 관련, 야당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낸데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맹반발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안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께서 오늘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하시는 말씀마다 ‘야당 탓’만 하셨다고 한다”며 “박근혜 정부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것이 모두 ‘야당 탓’이라는 말씀”이라고 반발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편중인사에 낙하산 인사는 물론 임명된 지 3개월 만에 사퇴한 청와대 수석비서관, 성추행 사건으로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청와대 대변인, 국민적 비난 속에 낙마한 두 명의 국무총리 후보 등 소위 ‘무자격자 수첩인사’로 정국이 시끄러웠던 것도 야당 탓이냐”고 따져 물으며 “국정원의 대선개입에다,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간첩증거를 조작하고, 검찰은 조작된 증거를 바탕으로 재판부를 속임으로써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한 일도 야당 탓이란 말이냐”고 맹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거듭 “비정상의 정상화를 얘기하면서 무수한 대선공약 파기로 국민들에게 외면을 당하는 것도 야당 탓인가. 세월호 참사 168일째를 맞이하지만 ‘더 이상 타협은 없다’고 대통령께서 직접 대못을 박아 버리는 작금의 형국이 ‘야당 탓’이냐”고 물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가야 할 길은 대처의 길이 아니라 오바마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압박의 리더십이 아니라 설득의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2010년 건강보험 개혁안을 놓고 설득을 위해 공화당 지도부와 7시간이 넘는 토론을 벌였고, 해외 순방을 두 번이나 연기하는 외교적 결례를 감수하면서까지 의원들을 설득했다고 한다”며 “심지어 설득을 위해서는 에어포스원에 태우는 파격까지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이 100년 만에 건보개혁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압박의 리더십이 아니라 설득의 리더십 덕분이었다”고 재차 박 대통령의 리더십과 비교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야당을 탓하고, 야당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붙이고 있는 그 시간에 홍도에서는 유람선 좌초 사고로 또 다시 국민들의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며 “오늘 그 무수한 말씀 중에 세월호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언급이 없었다고 하는 것이 진정 국민통합을 말씀하시는 대통령의 자세인지 다시 한 번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후 현안 서면브리핑에서 “해외순방에서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의 첫 일성이 또 다시 국회 비난”이라며 “오늘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작심하고 화를 내셨다. 제발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를 탓하기 전에 자신과 정부를 돌아보시기 바란다. 청와대와 이 정부의 숱한 실정을 언제까지 국회 탓으로 돌리며 투정을 부리실 작정”이냐고 맹성토했다.

유 대변인은 이어, “국회가 왜 파행되고, 정치가 왜 실종되었는가? 박 대통령이 세월호 특별법 약속을 지키지 않고, ‘가이드라인’을 지시해서 여야협상을 불가능하게 만든 때문”이라며 “쪽박은 깨지 말아야 한다. 국회에서 세월호 특별법과 국회정상화에 대해 여야 협상이 어렵게 어렵게 진행되고 있다. 하필이면 이때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비난하고 나선 것은, 무슨 저의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유 대변인은 “오늘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은 결과적으로 야당을 자극하고 여당에게 세월호 특별법의 가이드라인을 상기시켜 여야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며 “남 탓한다고 자신의 허물이 가려지지 않는 법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심으로 국회정상화를 원한다면 세월호 특별법의 가이드라인부터 당장 철회하시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이 진심으로 정치복원을 원한다면 최소한 야당과 국회를 존중하시라. 오늘 국무회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하고 불쾌하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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