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가나안 농군학교서 ‘극기훈련’

한나라당 의원들이 30일 강원 원주시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이틀 일정으로 '정신 무장'을 위한 연찬회를 시작했다. '웰빙당'이라는 비난을 들어온 한나라당이 4월 임시국회와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연찬회 대신'정신 재무장'수련회를 갖기로 한 것이다. 최연희 의원 성추행 파문과 이명박 서울시장의 '황제테니스'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져 나오는 공천 잡음 등으로 흐트러진 기강을 바로잡고. 반성하며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박근혜 대표도 첫날부터 '벌' 을 받는 곤욕을 치렀다. 이날 입교식은 오후 2시 15분께 시작됐는데, 입실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지만 박 대표는 기자들에 둘러싸여 질문을 받느라 3분 입소식에 늦게 참석한 뒤, 교관의 지시에 따라 '정신개척'이라는 구호를 3번 외쳤다. 주변 의원들이 벌을 대신 받겠다며 '흑기사'를 자청했으나 박 대표는 스스로 벌을 택했다. 호주머니에 손을 넣어선 안된다는 규율을 '깜빡' 했던 안상수 의원은 교관에게 걸려 앉았다 일어섰다를 3번 반복하며 `정신개척' 구호를 외쳐야 했다. 교관 선생님 은 가나안 농군학교 프로그램. 엄격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새벽 5시에 기상해 구보와 체조를 하고 농장에서 일하고 잠들기 전에는 군대식 점호도 한다. 4인 1조로 방을 쓰며 잠은 군대 침상 같은 곳에서 자야 한다. 술 담배 커피 간식 등은 일절 금지되고 휴대전화도 사용할 수 없다. 그동안 연찬회 때마다 대부분의 시간을 차지했던 토론시간도 대폭 줄였다. 하늘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이름표를 단 의원들도 '정신 재무장'이라는 수련회의 취지를 감안한 듯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식사반장으로 임명된 홍준표 의원은 오징어볶음과 김치 등 3가지 반찬만이 놓인 식판에 밥을 퍼주며 '밥을 한 톨도 남기면 안 된다'는 농군학교 규율을 거듭 설명했고, 김문수, 서병수 의원 등은 직접 설거지에 나서기도 했다. 박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나부터 사명감에 불타고 노력함으로써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또 "수련회를 통해 몸과 마음을 정비해 국민에게 믿음직한 당으로 태어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면서 "열린우리당이 개혁을 이야기하지만 지금 경선도 제대로 되지 않아 탈당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만큼 앞서가는 정당이 있는가"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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