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가 지난 13일(현지시각) 시리아에서 구호 활동을 벌이던 영국인 데이비드 헤인즈(44)를 참수했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IS(Islam State)는 제임스 폴리, 스티븐 소트로프에 이어 세 번째로 인질을 참수한 것이다.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이들의 행위를 ‘순수한 악의 행위’라고 비난하며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반드시 이들 살인자들에게 정의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인디펜던트’는 영국의 무슬림 지도층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이슬람국가(IS) 대신 비이슬람국가(UN-IS)라는 명칭을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보면 이슬람교 공동체 안에서도 이슬람국가에 대한 찬반과 호오(好惡)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참수 동영상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이슬람국가를 지칭하는 영어 약자는 IS, ISIS, ISIL이다. 외신들도 이 세 약자를 쓰고 있다. 보통 한국에서는 IS가 자주 보인다. 이 글자들은 무슨 뜻일까?

ISIS는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The Islam State of Iraq and Syria)의 약어다. 처음에 IS는 이라크-시리아에 걸쳐서 이슬람 칼리프 국가를 세우려는 무장단체였었다. 그러다 ISIL로 바뀌었다. 이라크-레반트 이슬람 국가란 뜻이다.

레반트는 역사적으로 시리아는 물론이요, 레바논,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요르단까지 아우른다. 여기서 우리는 IS의 야망의 일단을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이들은 우리나라 단군과 비슷해 보이기도 하는 종교-정치 지도자인 칼리프가 다스리는 광활한 이슬람제국의 영광을 꿈꾸고 있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이스라엘을 포함한 주변국과 한바탕 전쟁을 치르게 될까? 쉬워 보이지 않지만 혹 또 모른다. 지난 6월 이 수니파 무장단체는 뒤의 두 글자를 떼버려 IS가 되었다. 물론 이 세 약자는 지금도 외신에서 혼용되고 있다.

어쨌든 테러리스트라고 하기에는 세력이 너무 커져버린 이들 지하디스트들은 이제 이라크와 레반트 지역으로 자신들의 세력 판도를 미리 한정지을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일까? 미국-유럽-이스라엘을 상대로 싸우게 될 이들의 배짱은 허세일까 아니면 확실히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적을 만들어 키워 돈을 벌고나서 적을 절멸시킨다’는 순수하게 사악한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삼국지 읽듯 지켜보는 건 재밌긴 하지만 죽은 그리고 앞으로 죽어갈 사람들의 눈에는 다 허깨비 놀음처럼 보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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