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분노와 충격에 해당교사 실명과 사진 유포

지난 1월 19일 기간제 교사로 K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C씨가 같은 학교에서 정직교사로 일하고 있는 남자 동료에게 성폭행 당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 구로경찰서에서는 지난 15일 성폭행한 교사 A씨를 성폭력 범죄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강간치상)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구로경찰서 담당관은 “사건이 처리됐던 1월, 보강수사 요청이 들어와서 불구속 수사가 이루어지다가 지난 3월 15일 구속처리 됐다” 며 “피의자는 사건 정황은 인정하지만 성폭행사실은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현재 검찰로 넘어간 상태며 교사자격박탈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현재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A교사와 회식자리에 함께했던 교사 두 명의 실명과 함께 사진이 담긴 글이 올라와 유포되며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회식자리에서 정신 잃은 여교사 성폭행 피해자 C씨는 K중학교 교육정보부서에 수속돼 영어 교과를 가르쳐왔다. 그러나 2005년 12월 28일 계약 만료로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고 이에 부서교사 두 명과 참석한 ‘송별회 및 회 식’ 자리에서 체육교사 A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그는 인터넷에 사건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그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상세히 기록해 놓았다. 처음부터 A씨는 마치 회식자리를 일부러 계획한 것처럼 자기 집으로 정하고 함께 갈 것을 요구했다. C씨는 멀기도 하고 A씨의 집에서 회식자리를 갖는 것이 망설여졌으나 지난해 여름 교감으로부터 ‘새 교장이 부임하면 1월부터 교사생활을 계속할 수 도 있다’는 말을 들어 지속적인 친분유지 때문에 그곳에 가게 된 것 임을 밝혔다. 그렇게 이루어진 회식자리에서 A씨는 계속 술을 마시게끔 강요하더니 C씨가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서다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그 틈을 타서 C씨의 옷을 벗기고 성폭행을 했다.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을 때 찢겨진 옷들과 손목부위의 통증 등이 무슨 일을 당한 것인지 알 수 있게끔 했고 이를 수사기관에 조사해 달라고 의뢰하자 A씨는 거짓된 증언과 진술을 하며 ‘잘못했다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식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C씨는 주장했다. 또한 같이 있던 다른 남자 교사 2명도 윤간을 당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분노한 학생들, 인터넷으로 해당교사 사진 유포 이 사건을 접하게 된 해당학교의 학생들은 자신이 가르침을 받았던 교사의 행각에 강한 분노를 표출하며 포털 사이트에 해당교사의 사진과 실명을 올리는 등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K중학교에 재학 중인 S군(16)은 “사건 접하고 그런 선생님한테 배웠다는 사실이 너무 화가 나서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그 선생님 사진을 올렸다, 그 선생님은 지난주 수요일부터 학교에 안 나오고 있는데 만약에 결백하다면 학교에 나와서 아이들에게 진실을 말하고, 글을 쓴 선생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거나 서명운동을 하지 않았을까 의심이 든다”며 성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졸업생 P양(19)도 “중학교 재학당시 A선생님하고 인터넷 메신저로 이야기도 하고 밥도 먹었는데, 성폭행혐의로 구속됐다니 정말 충격이다, 어떻게 나를 가르쳤던 선생님이 같은 학교 선생님을 성폭행 할 수 있는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학교 측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글을 모두 삭제했다"고 말하며 "현재까지 다른 교사들은 혐의가 없는데도 공범인 것처럼 글을 올리는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고 말했다. ▶기간제 교사, 불안한 신분으로 피해받았나? 기간제 교사란 학교장이 1년 또는 2년 등 기간을 두고 채용하는 임시교사를 말한다. 정규직 교사가 출산, 질병 등으로 정상적으로 교단에 설 수 없을 때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채용하기 때문에 이들의 신분이 불안정하다. 2003년에도 충남 B초등학교에서 S교장이 기간제 여교사에게 차 심부름을 시켰다가 문제된 적이 있다. 당시 기간제 교사는 이 일을 인터넷에 올렸고 전교조의 항의를 받은 S교장은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교조는 당시 기간제 교사의 인권 문제를 부각시키며 교육부에 대책을 요구했었다. 전교조도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전교조 서울지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관련된 사람(조합원)이 한 명 있다는 얘기를 18일 들었다"며 "20일부터 진상조사팀을 만들어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피해자 C씨는 사이트에 올린 글에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자신에게 불이익이 돌아올까봐 참아야 한다면 그들은 또다시 똑같은 범죄를 저지를 지도 모른다”며 A씨의 처벌을 원하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당국은 피해자 C씨와의 연락을 시도하였으나 현재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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