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파파!’
‘비바 파파!’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우리 사회를 ‘들었다 놨다’하며 여느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로 우리 모두를 열광케 했다.

단순한 인기만으로 ‘교황앓이’를 하게 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한국에 머문 4박5일 동안 가는 곳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그들의 마음밭에 깊은 울림과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었고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교황의 발걸음이 머무는 곳에 우리도 함께 머물렀고, 교황의 눈길이 닿는 곳을 함께 보면서 누구랄 것 없이 모두 행복해 하고 가슴벅차했다.

가난한 이들의 친구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기간동안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며 ‘파파 프란치스코’를 부르는 소리에 언제 어디서든 멈춰서 공감하고 소통하는 진정한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교황의 시선은 늘 연민과 사랑으로 아프고 상처 난 곳을 찾았고, 항상 낮은 자세로 아프고 소외된 자에게로 향한 위로의 발걸음이었다.

교황은 한국 땅에 발을 내디딘 첫 순간부터 기댈 곳 없는 이들부터 품에 안았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에게 먼저 다가가 눈높이를 맞추고 그 목소리를 경청했다.

한반도의 분단의 아픔에도 깊이 공감하며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이며 용서야말로 화해에 이르게 하는 문”이라고 강조했다.

광화문에서는 고 김유민양의 아버지 김영오씨가 33일째 단식농성을 하며 교황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기적은 이루어졌다.
시복미사 전 카퍼레이드 중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례적으로 차를 멈추고 내려 김영오씨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주고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으며 유민아빠가 직접 쓴 편지를 소중하게 받아 주었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이란 없다’고 말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기간 내내 노란리본을 달고 세월호 유족들을 보듬어 주었다.

또, 진도 팽목항에 머물고 있는 세월호 실종자가족에게 보낸 위로편지에서는 실종자 10명의 이름을 한 명씩 전부 열거하고 “직접 찾아뵙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한국방문기간 내내 세월호 희생자들과 실종자들 그리고 가족들을 위한 기도를 잊지 않았다”고 위로하며 직접 서명한 한글편지와 묵주를 실종자 유가족에게 남겼다.

교황은 세월호 유족뿐만 아니라 꽃동네 장애인, 쌍용차 해고자, 위안부 할머니등 이 시대 곳곳에서 상처받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어루만져주며 아픔을 함께 했다.

교황은 ‘모든 인간이 피조물로서의 존엄함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면서 ‘가난한 사람들과의 연대가 우리 정신에 스며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겸손하고 소박하며 푸근하고 넉넉한 할아버지 같은 교황은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아파하고 공감하며 먼저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 따뜻하게 잡아주었다.

그가 잡은 따뜻한 손길은 종교를 넘어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치유의 위로가 되었고 그가 남긴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들은 소외되고 고통 받는 사람들 마음속에 평생의 선물로 남았다.

그는 그렇게 티없이 맑고 천진한 미소로 우리에게 다가와 ‘축복의 선물’이 되어 주었다.

박 경 숙 기자 stephan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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