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입된 용역반원 중 대다수가 노숙인

서울시는 청계천복원사업과 관련해 청계천 일대 노점에 대한 대대적인 강제 철거에 나섬으로써 노점상들과 큰 충돌을 빚었다. 서울시는 지난 30일 오전 7시경부터 공무원 1천여명과 경찰/용역반원 1만8천여명을 청계1가에서 9가까지 투입, 청계천 복원 사업을 위해 남아 있는 700여명의 청계천 노점상을 철거했다. 이날 서울시는 청계천1가부터 6가까지의 5미터 인도를 3미터로 줄이는 공사도 동시 진행했다. 전국노점상연합(전노련) 소속 노점상 2천여명은 오전 7시경 용역반원들이 청계7가 부근에 나타나자 각 구역별로 '안전제일' 표지판과 각종 잡동사니들로 만들어 놓은 바리케이트와 폐타이어 등에 불을 붙이고 격렬하게 저항했다. 노점상들이 놓은 불은 청계 7가에서 9가가 시작되는 부근까지 이어졌다. 1시간 여 동안 불이 계속 타고 있자 급히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7가부터 9가까지 불을 꺼 내려갔다. 불이 다 꺼지자 7가 방향에서 철거를 시도하려는 용역반원들에 맞서 대치하던 노점상 70여명이 용역반원의 철거시도에 돌과 쇠파이프 등으로 격렬하게 저항했다. 용역반원들은 안전제일 표지판 등을 들고 바리케이트 안쪽으로 진입을 시도했으나 노점상들의 완강한 저항에 부딪혀 오전 11시 30분경까지 대치 상태를 지속했다. 7가에서 노점상과 용역반이 대치하는 사이 1가에서 6가의 노상 적치물 들은 모두 트럭에 실려 갔으며 포크레인등을 동원한 서울시청은 5미터 인도를 3미터로 줄이는 공사를 동시에 진행했다. 7가에서 대치중이던 한 노점상은 이날 투입된 용역 반원중의 대다수가 노숙인이라는 얘기가 돌자 용역반원을 향해 "너희들은 일당만 받으면 끝이지만 우리는 여기서 쫓겨나면 먹고 살 길이 끊긴다"며 "서로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격렬히 싸우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사수 투쟁을 진행하던 노점상 김모씨(49)는 "서울시는 처음에는 고가를 철거할 경우 노점상인들이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전부 거짓말이었다"면서 "노점은 사람이 많이 모이면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며 지금 철거되어도 사람들이 모이면 노점은 다시 생겨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