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시술소가 '뜬다'
안마시술소가 '뜬다'
  • 황선아
  • 승인 2006.03.2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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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창촌 대신해 부는 새로운 성매매 바람
깊은 밤, 큰길가에 번쩍번쩍 화려한 네온사인이 불을 빛내며 ‘남자들’을 부른다. 성매매 특별법 이후 문 닫은 집창촌을 대신하여 남성들의 욕구를 해소해 주겠다고 나선 ‘안마시술소’다. 언제부터인가 안마시술소는 말 그대로 눈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들의 노동 장소로서 순수하게 안마만 행하는 곳이 아니라 여성들과 하룻밤을 보내는 장소가 되어 버렸다. 번드르르 지어진 고급스런 건물에 ‘화끈한 여대생 있음’ 등 선정적인 문구로 전단지를 돌리며 눈길을 끄는 데 집창촌과 다른 모습도 모습이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떡하니 위치하며 일반 성인 남성들뿐만 아니라 유해한 환경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이 걱정된다. 전통적 방식을 깨고 새로운 바람으로 유혹하는 성매매, 그 현실이 이렇다면 과연 성매매 특별법 이후 달라진 게 무엇인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수입 좋고 물 좋은 안마시술소 성매매 방지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해 시행한 특별법, 집창촌 여성들의 ‘일할 권리 보장하라’는 엉뚱한 구호에 아랑곳하지 않고 단호한 결심으로 움직였던 특별법이건만 햇수로 2년인 지금 다른 퇴폐업소가 성행하며 판을 치는 상황을 보니 그 성과가 알만도 하다. 인터넷 채팅, 안마 및 이발소, 휴게텔 심지어 해외 원정까지 나가면서 특별법 시행에 따른 꽉 막힌 매춘 방지 벽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찾는 사람이 많아 수입이 좋다는 서울 강남의 한 안마시술소에서는 지하 1∼2층과 지상 5∼6층에 300여평 규모로 소위 '탕방'과 객실 20여개를 차려놓은 뒤 성매매여성 20여명을 고용해 기업형 성매매를 한 것이 드러났다. 이곳은 초호화 시설로 꾸며진 만큼 의사나 교수, 중학교 교장, 변호사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주로 이용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업소는 지난 10개월 동안 3만 여명의 손님을 끌어 모아 54억원을 챙겨 왔는데 소위 남성 1명과 여성 2명이 함께 성행위를 하는 '1 대 2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상당수의 유사 성행위 업소는 ‘여대생 마사지’ ‘남성 휴게실’ ‘남성 피부관리’ 등의 간판을 내걸고 실제로는 단속의 눈을 피해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러한 유흥가에서는 ‘삐끼’들이 행인에게 말을 걸며 호객행위를 하는데 O안마시술소의 주인 A씨는 “손님들이 원하면 아가씨들이 출장 마사지를 한다”고 하며 “여태까지 단속에 걸린 적이 한번도 없다. 특별법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는다”며 단속을 비웃었다. 서울 강남 제일생명 사거리에서 한 호객꾼은 지나가는 취객에서 다짜고짜 “물 좋은 노래방 있다”고 운을 뗀 뒤 “일단 들어가서 흥정하자”고 말을 이어갔다. 불법적 행위들이 판을 치고 있지만 이러한 유사 성행위의 처벌 근거는 미약한 실정이다. 지난 해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유사 성행위 업소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서 각종 마사지업소 등에서 유사 성행위를 제공하다 적발된 업주들의 불기소 처분이 늘어나는 등 단속현장에서 혼란이 일고 있다. 결국 유사 성행위를 제공하는 업소는 특별법에 따라 처벌하기가 힘들어진 데다 기존 풍속영업규제법으로도 단속이 안 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특별법은 구강·항문뿐 아니라 그 밖의 신체 일부도 성행위 도구로 인정하기 때문에 손에 의한 성행위도 성관계로 볼 수 있다”며 “법무부, 여성부 등과 유사 성행위 규제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성매매 특별법 결국 ‘풍선효과’ 이처럼 전통적 방식의 성매매는 크게 위축됐지만, 단속을 피해 은밀한 공간으로 파고든 신종 성매매 업소들은 되레 활개를 쳐 ‘풍선 효과’(한 곳을 누르면 다른 곳이 팽창하는 현상)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성매매여성들이 단속의 손길을 피해 주택가나 대학가 원룸촌·고시촌으로 옮겨가, 오히려 성매매 영역이 더 넓어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성매매 수법도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법망을 교묘히 피한 변칙 수법이 활개치게 되면서 수사에도 어려움이 더욱 많아졌다. 게다가 일본·캐나다·미국·괌 등지로 성매매여성들이 대거 진출하거나, 남성들이 성 구매를 위해 해외로 나가면서 국제적인 망신살이 뻗히기도 한다.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재활대책도 튼실하지 못했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긴급생계비와 창업자금, 직업훈련지원비 등을 지원했지만 금액이 적어 성매매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는 여성들의 비율이 65%로 밝혀져 이대로 가면 성매매특별법은 과거 윤락행위방지법처럼 사문화(死文化)될 가능성이 높다고 여성단체들은 우려한다. 법 시행초기에만 요란했던 단속도 계속돼야 하지만 성매매여성과 성매매업소를 줄여 나가는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 보여 진다. 성매매여성들이 성매매에서 완전히 벗어나 올바른 길을 걷도록 적절한 생계비·의료비와 함께 재활비용 및 법률서비스 지원 등 충분한 재활대책이 제공되어야만 성매매 특별법은 성과다운 성과를 보고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계속적으로 여성 인권유린을 조장하는 성매매업주들의 양심적이고 자발적인 사고 전환으로 성매매 특별법에 함께하는 자세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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