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부부의 13.5%가 '불임부부'

서른 일곱, 올해로 결혼 8년 차에 접어든 O씨 부부는 신혼부부가 부럽지 않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남편과 뜨거운 밤을 보내고 있는 것. 게다가 남편은 야근 수당의 유혹에 아랑곳하지 않고 퇴근 종소리와 함께 귀가해 O씨를 더욱 기쁘게 하고 있다. 결혼 8년이면 아이들도 제법 크고 슬슬 권태기에 접어들 시기. 남편이야 들어오건 말건, 마누라야 구멍난 팬티를 입건 말건 안중에도 없다는 친구들의 맥없는 한탄을 뒤로한 채 이들은 밤이면 밤마다 서로를 확인(?)하느라 여념이 없다. 급기야 쌍코피가 터져버린 O씨의 남편. 그러나 역시 싱글벙글한 이들 부부, 대체 이 무슨 해괴한 일이란 말인가? 나중에야 알게된 '불임'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이지만 아직 이들에게는 아이가 없다. 적지 않은 나이에 결혼했음에도 불구하고 우선은 각자 하고 싶은 일에 충실하자는 생각에 아이 문제는 나중으로 미뤄왔던 것. 덕택에 남들보다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고 육아로 인해 생기는 여러 가지 곤란한 문제들을 겪지 않고 쿨하게 살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서른 일곱이 된 O씨, 아예 낳지 않을 것이라면 몰라도 낳을 요량이면 마흔 되기 전에 아이를 갖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최근 '아이 갖기 대작전'에 돌입했던 것.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임신하고 싶었던 O씨. 배란기간에 맞춰 하루도 빼지 않고 부부관계를 가지면 임신할 확률이 높다 길래 일주일 꼬박 쌍코피 터뜨려 가며 공을 들였다. 그렇게 하길 몇 달째. 배란기간만 되면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영양식을 챙겨먹으며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나이도 적지 않고 그동안 피임약을 복용해 왔던 P씨는 조금씩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 병원을 찾은 O씨 부부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들이 말로만 듣던 불임 부부였던 것이다. 아직 정확한 이유는 판명되지 않았지만 O씨는 아이 갖기를 미뤘던 것이 그렇게 후회될 수가 없다. 꼭 나이가 많다고 불임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혹시 신혼 초부터 노력을 했더라면 조금은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아이 낳기를 기피하는 여성이 늘어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하지만 반대로 아이를 갖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도 많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5~39세 가임부부 중 64만5000쌍이 불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부부의 13.5%에 해당하는 매우 높은 수치이다. 일반적으로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지는 경우 1년 이내 약 85%가 임신이 된다고 한다. 불임은 이러한 조건하에서 1년 안에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 때에는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불임 원인은 남녀 모두에게서 나타나는데 여성의 경우 전체 불임여성의 30~40%는 배란 이상 때문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자궁 경부 이상 5%, 자궁 이상 5~10%, 난관복막 이상 30~4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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