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찰이 사용하는 순찰용 자동차를 보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경찰차가 나오게 된 배경은 자동차 때문이다. 즉 자동차를 잡기 위해 자동차가 나온 것이다.

1903년 미국 보스턴 경찰이 순찰용으로 마차를 사용했는데, 속도가 빠른 자동차를 따라잡을 수 없게 되자 마차 대신 자동차로 바꾸기 시작해 경찰차에도 자동차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어 1912년에는 디트로이트 경찰이 시속 96Km를 내는 당시로서는 가장 빠른 로드스터를 경찰차로 이용했다. 또한 영국도 비슷한 시기에 경찰차가 등장했다. 영국 런던 경철도 1919년에 패트롤카를 도입해 경찰서 부서장이 타고 순찰에 나섰다. 런던 경찰차는 다음해 2대의 패트롤카에 무전기를 달았고, 이것이 널리 퍼져 1930년대까지 모든 순찰차에 무전기가 달리게 됐다.

국내에 순찰차는 1920년에 등장했다. 1920년을 넘어서 자동차가 급속히 증가하자 늘어나는 교통사고를 막고 교통질서를 세우기 위해 자동차 단속법인 취체규칙과 검사제도 그리고 통행법 등이 제정됐다. 그런데 교통혼잡과 사고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자전거와 인력거를 경찰에서는 순찰차로 이용했지만 날이 다르게 속도가 빨라지는 자동차를 따라 잡을 수 없었다. 그래서 과속 자동차와 자전거를 단속하기 위해 처음으로 순찰용 자동차를 도입했는데, 그게 바로 미국에서 들어온 오토바이다.

이 오토바이는 미국에서 당시 유명했던 16마력 엔진에 최고 시속 130Km나 나가는 하리 데비슨 오토바이 두 대였다. 여기서 속도 추적기인 스톱 워치를 들여왔다고 하는데, 당시 내용이 신문에 보도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보도는 자동차 단속을 위해 경기도 경찰부서 자동 자전거를 사다라는 내용이다. 경기도 경찰부 보안과에서는 요사이 새로이 자동자전거 두 채를 사 드리어 보안 경찰에 사용한다는데 자동 자전거는 16마력의 출력과 한 시간에 80마일(130Km)의 속력을 가져서 급한 경우에는 사용하기에 적당하며 보안과에서는 부정한 자동차의 운전과 자전거를 속히 추격하여 그 폐단이 없도록 금하는데 사용할 터이며, 작 15일에는 오전부터 수원가도에서 속력을 시험하기 위해 실지 시험운전을 하였다더라 (동아일보 1921년 4월)고 기재 됐다.

지금은 경찰 순찰용차가 상당히 고성능인 경우도 있다. 해외에서 보면 판매가격이 수 억원대에 달하는 슈퍼 스포츠 경찰차가 있는데, 주로 스포츠카 보유자들이 과속을 일삼고 잘 도망가니까 경찰도 같은 성능의 스포츠카로 쫓아가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경찰을 피하려고 폭주족과 이들을 잡으려는 경찰의 고성능 자동차경쟁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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