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태극전사들, 야구계 뒤흔들어

대구의 힘이 야구월드컵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세계 야구계를 뒤흔들었다. 대구 출신이거나 대구에 기반을 둔 태극전사들이 대구는 물론,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이다. 대구시민의 반응은 뜨겁다. 오승환(삼성),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선동열(삼성 감독)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일본전에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한 오승환. 이제 겨우 프로 2년차인 오승환의 강심장에 시민의 환호가 끊이지 않고 있다. 동점 주자를 두고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돌부처'란 별명답게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타자 다무라 히토시에게 커다란 홈런성 타구를 맞고서도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그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오히려 즐기는 듯했다. ⇒ 오승환은 불굴의 화신 대학시절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야구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강타자 2명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자 대구시민들은 "기교가 아닌 힘으로 밀어붙여 완벽한 승리를 지키는 모습이 너무나 통쾌하다"며 열광했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이름을 날린 일본의 사사키(TV해설가)는 오승환을 '배짱있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 이승엽은 대구의 자랑 2003년 56개의 홈런을 때려 '아시아홈런왕'에 오른 이승엽은 WBC의 최고 슬러거로 떠올랐다. 벌써 5개의 홈런을 날렸고,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타자'로 인정받았다. 벌써 유력한 MVP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일본전에서 알 수 있듯 투수들의 견제도 시작됐다. 일본의 선발 와타나베 순스케(지바 롯데)는 경기 후 "이승엽에게 홈런을 맞지 않기 위해 극도로 신경썼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진 이승엽의 홈런은 한국의 신화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선동열 투수코치는 김인식 감독의 '믿음의 야구'를 떠받치는 핵심 스태프다. 절묘한 투수교체 등 마운드운용은 "과연 선동열"이라는 탄성을 절로 나오게 만든다. 그의 카리스마는 개성 강한 해외파와 국내파를 하나로 뭉치게 했고, 마운드에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북돋웠다. 박진만(삼성)의 수비도 눈부셨다. 미국 현지 언론으로부터 "예술적 수비를 한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멕시코와 미국팀 감독은 "그는 모든 타구를 다 잡아낼 것 같았다"고 말했다. 대구고 출신의 3루수 이범호(한화), 미국전에서 한국의 안방을 책임진 포수 진갑용(삼성), 수비와 주루플레이에 능한 김재걸(삼성)도 빼놓을 수 없는 대구의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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