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총리'…1년 9개월만에 낙마

노무현 대통령이 이해찬 총리의 사의를 수용했다. 사표 수리 시기는 이 총리가 환경부 장관을 제청한 이후가 될 예정이다. 환경부 장관은 이재용 장관이 지방선거 출마로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에 후임 인사가 예정돼 있다. 노 대통령은 14일 오전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이 총리의 사의를 확인했으며, 이날 오후 3시에 청와대 관저에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면담을 가진 뒤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04년 6월 총리직에 오른 이 총리는 1년 9개월만에 불미스런 일로 낙마하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 의장으로부터 국민여론 등을 감안 할때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당내 분위기를 전달받고 "당의 뜻을 존중하겠다"며 사의수용 의사를 밝혔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정 의장은 노 대통령과 약 2간동안 면담하는 자리에서 "국민의 대지 위에 따스한 봄햇살을 비추고 입을 맞춰야 한다"며 민심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노 대통령은 "잘 알고 있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총리는 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누를 끼쳐 다시한번 죄송하다"며 사의를 밝혔다. 면담에는 청와대 이병완 비서실장과 문재인 민정수석이 배석했으며, 골프 파문에 대한 개괄적인 보고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경질 시기와 관련,'후임 환경부 장관 제청 등의 절차를 마친 뒤 정식으로 사표를 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노 대통령은 정 의장과 면담 후에 이병완 비서실장에게 이번 사건과 관련해 관계기관은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의혹을 명백히 밝혀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당초 노 대통령이 사표 수리에 대해 시간을 갖고 유보할 듯했으나 바로 받아들인 것은 함께 일했던 총리에 대한 예의적 제스처라고 생각한다"며 "총리의 공백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리가 없는 인사를 내정해 여야 협조로 빠른 시일 내에 후임 총리를 임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도 노 대통령이 이 총리의 사의를 수용한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도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박용진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 총리 사퇴 문제를 두고 더 이상 정치 공방이 격화되지 않고 사태 해결의 가닥이 잡혀 다행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차기 총리는 '정치형 총리' 아닌 사회 양극화 해소에 진정성과 실력을 갖춘 '민생형 총리'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도 "노 대통령이 당의 의견을 수용해 사의를 받아들인 것은 국민의 뜻을 받아들인 것으로 매우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이어 "이해찬 총리는 그동안 많은 업적을 남겨왔지만 골프 문제를 계기로 중도 하차하게 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자기 행동에 신중을 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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