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SSM 형태로 골목상권 잠식 우려 속출

▲ ‘위드미 (With Me)’는 기존 편의점업계의 병폐였던 3無(로열티·위약금·영업시간 강제) 원칙으로 차별화된 정책으로 이목을 끌며 연내 점포 1000개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뉴시스

신세계그룹계열사 이마트가 위드미에프에스를 인수하며 편의점 사업에 본격적인 진출을 알렸다. ‘위드미 (With Me)’는 기존 편의점업계의 병폐였던 3無(로열티·위약금·영업시간 강제) 원칙으로 차별화된 정책으로 이목을 끌며 연내 점포 1000개를 오픈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3無원칙으로 차별화된 정책 통해 이목 끈 ‘위드미’
편의점 업계, 기존 가맹점주 빼앗길 수 있는 상황
진정한 ‘상생’의 의미에 대해 되짚어 봐야하는 때

신세계의 ‘위드미’는 기존 편의점 업계와 다른 양상을 보이며 보다 성숙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마트는 지난 16일 편의점 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하며 가맹점주 모집 공고를 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직영 편의점은 없고 개인 사업자가 가맹점주로 ‘위드미’ 상호를 사용하고 이마트는 품목을 제공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기존 편의점 3강구도 흔들릴까?

‘유통공룡’들의 편의점 사업 진출로 기존 편의점 3강구도가 흔들릴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편의점업계를 지배하고 있다시피 한 CU와 GS25, 세븐일레븐의 3강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업계의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통공룡의 막대한 자본력을 주축으로 한 이마트는 자회사인 위드미(With me)에프에스는 로열티, 위약금, 강제 심야영업이 없는 ‘3무(無) 정책’을 가맹조건으로 하는 사업 계획을 펼친 바 있다.  3강구도의 편의점 업계가 기존 가맹점 주를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현재 국내 편의점 수는 CU(BGF리테일)가 8120개로 가장 많으며 GS25(GS리테일)는 8040개, 세븐일레븐(롯데쇼핑) 7213개로 3사가 전체 편의점 시장의 92%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편의점 시장 전체 매출액 8조9000억 원으로 GS25가 36%로 점유율을 보이며 높은 매출액을 자랑했다.  그러나 편의점 업계 경쟁 심화로 인한 빅3 사업자들의 수익성 악화는 자명해졌다.  지난 17일 신세계그룹은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26∼28일 서울 회현동 메사빌딩에서 위드미 편의점 공개 사업설명회를 연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사업설명회를 통해 그동안 대기업 운영 편의점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불공정 계약을 개선한 방안을 제시하며 상생을 의미하는 ‘With me’ 뜻을 담아 새로 제작한 CI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편의점 업계의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 안팎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경쟁력이 높다는 판단에서 사업 진출을 한 것이라는 관련 업계의 후문이다. 신세계는 신규 출점보다는 기존 대기업 운영 편의점 또는 개인 편의점을 위드미로 전환하는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 기존 편의점들은 위드미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말까지 전국 점포 1000개를 개설해 수년 안에 편의점 선두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로 기존 대기업 운영 가맹점과 차별화된 가맹조건을 내세웠다. 이에 월 회비는 인테리어, 영업장비·집기 등을 경영주가 모두 투자하면 월 60만 원(2년), 본부가 모두 투자하면 월 150만원(5년), 경영주와 본부가 각각 투자의 일부를 부담하면 월 110만원(5년)씩 내면 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기존 대기업 편의점은 매출이 늘어나면 로열티 비율만큼 가맹본부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위드미는 노력한 만큼 그대로 경영주의 수익이 늘어난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자체 추산한 결과 다른 대기업 편의점에서 위드미로 전환 시 약 20~50% 증가된 수익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가맹 중도 해지 시에도 기대수익 상실액 관련 위약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또한 휴일 매출이 적거나 점포를 24시간 운영할 필요가 없는 상권에서는 본부와 협의해 가맹점주가 영업시간과 휴무일을 결정할 수 있다.

이는 기존 대기업 편의점의 병폐였던 불공정 약관을 대폭 수정해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세계는 편의점 대표상품인 간편식품의 원재료를 국내산 중심으로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기존 대기업 편의점이 갖고 있는 한계를 넘어 소상공인과 상생 방안을 모색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며 “편의점은 비싸다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 합리적인 가격 주도 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해 PL·해외소싱 상품을 올해 20% 안팎에서 2017년 50% 내외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단체, 신세계의 이중적 태도 비난

소상공인 상생 협약식을 개최한 다음날 편의점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신세계의 이중적 태도에 대해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와 소상공인연합회는 22일 신세계 편의점 위드미 진출과 관련 ‘대기업의 골목상권에 대한 신세계의 이중적 행위를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성명서를 통해 “대기업 신세계는 지난 16일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 공감 상생 협약식’을 체결하고, 다음날 편의점 위드미 사업설명회를 여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저지르고 있다”며 “소상공인의 육성과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도 대기업의 마케팅용 행사에 동원돼 소탐대실 하고 있음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유통을 대표하는 신세계는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행태를 즉각 중지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도 공간의 설립취지에 맞게 의사결정에 참여 할 수 있는 이사로 소상공인 단체장들을 많이 참여토록 해 진정한 소상공인의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중소상공인 측은 “박근혜정부 초기에는 상당 부분에서 골목상권보호를 위한 대책이 이뤄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중소기업적합업종 재지정에서 볼 수 있듯 대기업의 골목상권진출로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는데 대해 매우 미온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신세계는 지난해 중소업체가 운영하던 편의점 위드미를 인수한 데 이어 소상공인들의 반대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무시하고 연내에 1000개를 신규 진출한다고 했다”며 “유통산업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이마트의 편의점 진출을 규탄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이미 많은 수의 동네 슈퍼마켓이 대기업형 새로운 SSM인 편의점으로 바뀌고 있고, 후발주자인 위드미는 기존 상업 지역 및 야간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대신 주거밀집 지역에 출점해 변종 SSM 형태로 골목상권을 잠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 신규 출점보다는 기존 대기업 운영 편의점 또는 개인 편의점을 위드미로 전환하는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라 기존 편의점들은 ‘위드미’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뉴시스

연합회는 “이마트의 편의점 진출은 법망을 피해 유통산업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유통관련법이 정한 제도권 안으로 들어와 정당한 방법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신세계그룹이 전통시장 현대화를 위해 5년간 100억 원을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16일 신세계그룹은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함께 ‘전통시장·소상공인 공감·동행·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으로 신세계그룹은 시장 현대화 사업은 물론 우수상품 판로 제공 및 공동상품 개발 등의 지원을 약속했다.

신세계그룹은 검정 비닐 봉투를 대신할 세련된 디자인의 비닐봉투를 제작할 예정이며 연간 500만 장의 새 비닐봉투를 전국 전통시장에 무료 배포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핵점포’의 시설 리모델링도 도와 5년간 전국 17개시도 전통시장의 점포 100여 곳에 총 10억 원을 투자해 인테리어를 손보고 매출 증대를 위한 상품 진열·재고관리 노하우를 제공할 예정이다. 앞으로 전통시장 스타상품 특별전을 정기행사로 바꿔 백화점을 비롯해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까지 확대 운영되며 전통시장 제휴 공동 개발 상품을 늘릴 계획이며 여기에 지역 밀착형 ‘상생모델 점포’를 선정해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찾아올 수 있는 지역 명소 만들기 캠페인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 소상공업계는 “신세계는 국내 대표격인 유통기업으로서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행태를 즉각 중지하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뉴시스

23일 신세계 관계자는 <시사신문>과의 통화에서 “위드미는 높은 로열티로 고생하는 소상공인과 상생하는 의미에서 시작된 사업으로 소상공인 협회가 기존 편의점 모델과 같다는 오해를 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골목상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1차 농산품은 판매하지 하지 않으며 직영으로도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현재 위드미는 전국에 138개가 있으며 1~2인 가정을 위한 간편식을 주로 판매한다”고 말했다.

편의점 후발주자 홈플러스, ‘365플러스’ 100호점 열어

지난 4월20일 경기도 오산에 365플러스 100호점인 오산 대림점을 열었다. 2011년 7월 1호점인 서울 성수 점을 연 후 2년9개월 만으로 현재까지 356플러스 편의점은 총 103개다.  홈플러스도 편의점 사업에 후발주자로 뛰어들며 입지를 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실에 ‘365플러스’ 100호점은 의미가 있다.

공룡유통인 홈플러스는 1700여만 명에 달하는 기존 홈플러스 패밀리카드 회원을 쉽게 끌어들이며 편의점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다. 통합 멤버십으로 적립 및 할인이 가능하며 마트 상품권도 편의점에서 사용할 수 있기에 고객의 편의성은 높아졌다. 대형 유통업체의 편의점 성공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 모른다. 소규모 상공인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막강한 자본력과 기존 유통 업체를 통한 고객확보로 편의점 고객 유치가 어렵기 않기 때문이다.  신세계와 홈플러스가 후발 주자로 편의점 업계에 뛰어들며 닥친 문제는 3강구도 대기업의 편의점 매출 나눠먹기가 아닌 골목상권이 흔들리는 것에 있다.

소상공인단체들은 22일 성명서를 통해 “편의점은 현재 법의 제재를 받지 않는 대기업의 새로운 SSM 형태”라며 “소상공인들의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최대의 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상생기업 이미지를 어필하고 있는 ‘위드미’도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대형유통업체의 행태라는 것이다.  소상공업계는 “신세계는 국내 대표 격인 유통기업으로서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행태를 즉각 중지하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형유통업체들의 행태에 대해 진정한 ‘상생’의 의미에 대해 되짚어 봐야하는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시사포커스 /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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