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아픈 과거 잊고 ‘친구’로서 함께 할 것

한국 기업의 베트남 진출바람이 거세어지는 가운데 베트남의 WTO가입이 가시화되기 시작하면서 베트남 시장에 대한 한국기업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기업의 원활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해 노력하는 베트남 대사 ‘팜 뛰에반’ 을 봄이 오는 길목에서 만나고 왔다. 소탈하다고 칭찬이 자자한 그는 인자하게 웃으며 맞이하는 모습이 소문과 다를 게 없어 보였다. 깔끔하게 장식된 응접실에 호치민 동상과 베트남 국기가 눈에 띄는 곳에 자리하고 있었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만드는 인상과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는 그의 모습이 인터뷰 시작 전부터 그에 대한 호감을 느끼게 하는데 충분하게 만들었다. 과거 한국의 베트남 전쟁참가로 외교적 교류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운을 떼며 본격적인 인터뷰는 시작되었다. 문: 만나 뵙게 되서 반갑다. 좋은 칭찬이 자자해 한번쯤은 뵙고 싶었다. 답: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부족함이 많은데 주변에서 좋게 얘기해주시는 것 같다. 문: 과거 한국이 베트남 전쟁에 참가하면서 본의 아니게 베트남과 적대적 관계에 있었던 적이 있다. 그때의 우리는 약소국이라 힘이 없어 미국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만 하는 상황에 있었다. 한국정부는 그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자세로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 베트남은 92년 수교로 한국과의 협력관계를 가지기로 하며 한국에 대한 묵은 감정을 공식적으로 해소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는 한국정부의 과거에 대한 반성하는 태도가 한 몫을 했다. 베트남 정부와 국민은 미래 지향적 입장으로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한국군의 주둔으로 피해가 심했던 지역주민들은 아직 상처가 남아있지만 그때의 상황을 나름대로 이해하는 만큼 그러한 감정을 한국에 대한 반감으로 보기에는 어렵다. 양국이 정서적, 문화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순조로운 관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문: 본인은 진심으로 베트남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많은 한국인들 역시 그럴 것이다. 작년에 베트남에도 다녀왔는데 그때는 관광에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인 가이드가 밥값을 불려 받아 웃지 못할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관광사업에 대한 베트남 정부의 투자는 어떠한 상황인가. 답: 갑자기 성장하는 관광 부분에 미쳐 숙박시설이나 가이드준비가 되질 못했다. 그래서 외국인 가이드가 성행하는데 역사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돈만 챙기는 사례가 많아서 문제이다. 입법적으로 관광청과 한국 측이 여러 에로 사항에 대한 대책을 논의 중에 있다. 문: 대사께서는 경제부분에 한-베 외교의 중점을 두고 많은 노력을 하시는 것으로 안다. 일전에 개인적인 사업 문제로 베트남에 가서 시장조사를 해보았지만 인건비가 생각보다 싸지는 않았다. 별다른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있는가. 답: 현재까지 한국기업 1,100개 업체가 베트남에 들어와 있다. 이에 베트남에 투자하려는 한국 중소기업을 상대로 베트남 정부는 무상원조를 해주고 도움을 주기 위해 힘쓰고 있다. 또한 기업의 투자 유치를 능률적으로 하기 위해 관리부서도 만들어 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현재 업무의 80%를 기업투자 유치에 신경쓸 만큼 대사관에서도 정치외교보다도 경제외교에 더 중점을 두며 한국 기업인들에게 열린 마음으로 상담하고 무역투자에 힘쓰고 있다. 문: 한국기업이 베트남 진출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답: 베트남 노동자 임금은 동남아시아 중 가장 낮다고 볼 수 있다. 중국, 인도네시아에 비해 반 정도가 더 낮기 때문에 베트남 정부에서는 인력홍보를 외국인 투자 유치의 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다른 나라보다 성공율이 높다. 유럽 경로를 통해 조사된 바로는 성공율이 60~70%으로 투자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20%로 베트남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중국에 투자한 기업들도 베트남으로 옮겨오는 추세다. 동남아 국가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에 비해 정치, 사회적으로 안정되어 있다. 태풍, 지진, 해일 등 자연재해 위험도도 낮아 경제시장 구축에 손색이 없다고 본다. 문: 베트남 경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치는 어느 정도인가. 답: 순수하게 경제지표를 보면 투자와 무역관계에서 한국은 다섯 번째로 중요 대상국이다. 일본, 대만, 싱가폴, 중국이 한국을 앞서 있고 미국도 시장을 노리고 있어 투자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문: 한국의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했다가 경영에 실패하고 있다. 처음에는 중국정부에서 협조적으로 경영을 돕다가 나중에는 노동자를 이용한 파업으로 부도가 나게끔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또한 노동자부분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베트남 진출은 한국기업이 경쟁력을 살리기 위한 또 다른 길로 생각하고 있어 투자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에서 노동자 문제는 어떠한가. 답: 노사문제는 베트남에서도 있을 수 있는 얘기다. 그러나 비교적 정치나 사회가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외국투자를 유치하고 순수한 베트남 기업들을 살리기 위해 수를 쓰지 않고 억제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노동자의 권익보호도 중요하지만 회사의 입장과 오너의 권익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주의 국가라서 노동자를 소홀히 하지는 않지만 기업경영에서 노사문제가 공정하도록 정책을 펼치겠다. 중간자 역할로서 법에 맞게 해결하는데 앞장설 것이다. 문: 한국에 와서 가장 중점적으로 외교관계에 신경쓰는 것은 무엇인가. 답: 한국과는 21세기 포괄적인 파트너로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 수교 14년 동안 모든 성과에 근거해서 양국관계를 심도 있고 다양하게 발전시키는 것이 기본 과제라 생각한다. 그 중 기본적으로 경제에 중점을 두며 양국 긍정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나라 모두 식민지와 분단체험을 경험하며 정서적으로 공감 가는 것이 많기 때문에 서로 돕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 생각한다. 한국의 참전 7~8년간의 참전이 있었지만 양국의 협력하는 역사는 1,000동안 있어 왔다. 불행한 일은 짧은 시간이므로 앞으로 계속 친구로 좋은 파트너로 있었으면 좋겠다. 문: 마지막으로 한국국민에게 베트남에 대해 한마디만 한다면. 답: 베트남은 독립 투쟁, 전쟁을 숱하게 겪으면서 결국 독립을 이루어 낸 저력이 있는 나라이다. 국민소득이 700불에 불과하지만 관광 명소가 많고 친절하며 우호적인 국민들이 있기 때문에 희망과 미래가 있다고 본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인 만큼 국민의 행복이 국가의 제일 큰 관심이므로 국민을 위해 경제개발에 힘쓰고 고도성장 이루어 부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주변국가를 따라잡고 국제적 위상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정책을 추진한다면 그럴 날이 오는 것은 멀지 않았다고 본다. 또 한국과는 오랜 친구로 협력하며 경제적 상호 보완 구조로 성장을 함께 해 나갈 것이다. 한국 국민들도 베트남에 대해서 바로 이해해주고 선진국으로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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