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복수의 언론매체가 서울 동작구 지역 한 고등학교 다니는 학생이 18일 체육대회가 열린 날 자기 학교에서 괴한과 난투극을 연출했다는 사건을 보도했다.

ㄱ군(17)이 학우들에게 강하게 보이고 싶어 인터넷에서 알게된 ㄴ씨(33)에게 미리 흉기까지 건네주며 학교에 와서 자신과 난투극을 벌이는 척 연극을 하자고 짰고, 그 대가로 ㄴ씨에게 돈 5만원까지 지급했다는 기사였다. 싸움을 지켜보던 학생들 신고로 서울 동작경찰서의 형사가 출동해 ㄴ씨를 체포하고 건조물침입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한다.

언론은 일제히 ‘강해 보이고 싶은 고등학생이 벌인 해프닝이고 피해자가 없어 처벌이 힘들다’는 경찰의 말을 전했다.

19일 오후 12시30~1시 세 차례에 걸쳐 동작경찰서에 전화를 걸었으나 담당 형사가 없다고 해서 사실 확인을 할 수 없었다. 상황실, 여성청소년과, 형사과와 원활하게 전화연결은 됐지만 ‘그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현재 여기 없다’는 같은 답변만 나왔다.

그런데 경찰과 통화 중 뜻밖의 말을 들었다. 한 경찰은 전화에서 “그 사건 (언론에 의해) 과장된 측면이 있다. 애들 상처 입게 됐다”고 말했다. 억제된 분노와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그 말을 듣던 순간, 만일 사회면 톱까지 오른 이 보도가 과장 없는 사실에 기초한 것이라면 ㄱ군이 그런 조작극이라도 연출하지 않을 수 없었던 내밀한 고민의 시간들과 앞으로 그 학생이 겪어나가야 할 왕따의 현실에 생각이 미쳐 마음이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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