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벌레, 축구별로 화려하게 떠오르다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국가대표 축구선수 박지성이 책을 냈다. 박지성이 쓴 ‘멈추지 않는 도전’은 고교 시절까지 2류를 면치 못하던 한 축구선수의 화려한 성공 스토리를 담고 있다. K리그는 물론, 대학의 팀들이 모두 외면했던 별 볼일 없는 축구선수 박지성이 명지대를 거쳐 국가대표에 기용되고, 세계 최고의 리그인 프리미어리거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축구 기술과 체력에 대해서는 인정을 받았으나 작은 체격 때문에 설움을 겪던 그가 다시 일어서 세계 최고의 명문 클럽에서 기라성 같은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한 힘은 무엇일까. ▶ 무모하게 매달린 연습 잘 알려진 것처럼 수원공고 졸업을 앞둔 고교 시절까지 박지성은 무명의 2류 선수였다. 초등학교 시절, 이동국 선수에 이어 제5 회 ‘차범근 어린이 축구상’까지 받았지만, 왜소한 체격의 그를 눈 여겨 보는 팀은 없었다. K리그 입단을 위해 수원 삼성 2군에 테스트를 받기도 했고, 대학팀에 들어가기 위해 서울의 웬만한 대학과 지방대학과도 접촉했지만 전부 퇴짜를 받았다. 그러다 겨우 진학한 학교가 명지대. 입학하기로 했던 10명의 신입생 가운 데 1명이 다른 팀으로 가는 바람에 빈자리를 메울 선수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기로 한 해 겨울, 명지대 축구부에 합류해 울산에서 합숙훈련을 하던 중 박지성에게 행운이 찾아온다. 같은 울산에서 합숙 중이던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과 연습경기 중 허정무 감독의 눈에 든 것이다. 그 뒤 박지성은 시드니 올림픽 대표, 일본 J리그 교토 퍼플 상가 입단, 2002 한일월드컵 대표팀 등을 거치며 유럽으로 진출한다. 무명이었던 그가 불과 몇 년 만에 앞서 이름이 알려진 빼어난 선수를 제치고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로 자란 이유는 무엇일까. 적어도 책에 따르면 가장 큰 동력은 고지식할 정도로 매달린 연습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콤플렉스 없애려 기술로 승부 “학창 시절 축구하는 내내 나는 왜소한 체격 때문에 콤플렉스에 시달려야 했다. 체격이 문제가 된다면 기술로 승부하자는 생각 이 내 머릿속에 각인되었는지 한순간도 공과 떨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또 노력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교 때까지 축구공은 내 신체의 일부분이었다. 꼭 운동장이 아니어도 상관없었다. 공만 있으면 때로는 집 주변이, 혹은 내 방이 훈련장이었다. 공 떨어뜨리지 않고 무릎과 발등으로 트래핑하며 집 주변 돌기, 방안에 서 헤딩으로 공 컨트롤하기 등 훈련 방법은 다양했다. 무엇보다 내가 신경 쓴 것은 짧은 거리의 패스, 단거리 달리기, 헤딩, 볼 컨트롤 같은 기본기였다. 어린 시절 코치 선생님에게 들은 바로는 발등 구석구석마다 적어도 3000번씩 공이 닿아야 감각이 생기고 다시 3000번이 닿아야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게 된다고 했다. 나는 그 말을 그대로 믿었다.” ▶ 신뢰를 배반하지 않았다 맨유 입단이 확정된 뒤 메디컬 테스트를 받으며, 심폐기능이 마라톤 선수와 같다는 평을 들은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은 이런 과정을 통해 길러졌다. 이렇게 훈련에 몰두하던 그는 고교 시절 당시 현역에서 은퇴하지 않았던 이학종 감독과 연습하며, 축구는 몸보다 머리를 많이 써야하는 운동임을 깨닫는다. 동료의 움직임에 맞춰 패스를 하고, 찔러주는 패스를 미리 예측하고 받아내는 것을 몸에 익힌 것도 이 때부터다. 허정무 감독의 눈에 띄어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되고 히딩크 감독에 의해 월드컵 대표팀을 거쳐 유럽 진출에 성공한 것도 근본적으로는 그의 성실한 연습 덕이었다. 끊임없이 연습하고 준비한 덕분에 기회가 올 때 마다 피하지 않고 부딪칠 수 있었고, 도전할 때마다 성공적인 마무리가 가능했던 것이다. 여기에 더해 박지성을 만든 또 다른 힘은 감사하는 마음과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를 배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선수 생활 중 약속을 어김없이 지켰다는 그는 책에서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화려한 플레이, 수많은 골, 멋진 어시스트 다 좋다. 하지만 선수로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신뢰다. 나와 팬, 나와 동료, 나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언젠가 나 스스로 최선을 다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것이 내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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