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부처 개각…野"선거용 징발·땜질 개각"반발

행자 이용섭…문화 김명곤…정통 노준형… 해양 김성진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선거 차출용'개각이 일단 마무리됐다. 지난해 12월 말 정동영, 김근태 장관의 당 복귀로 인해 개각 요인이 발생하자 청와대가 신년 두 차례에 걸쳐 나눠서 개각한다는 공식 발표를 한지 2개월 만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2일 신임 행정자치부 장관에 이용섭 청와대 혁신관리수석을, 문화관광부 장관에 김명곤 전 국립중앙극장장을 발탁하는 등 4개 부처 개각을 단행했다. 정보통신부 장관에는 노준형 차관이 승진 기용됐고,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김성진 중소기업청장이 내정됐다. 한나라당 등 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단행한 4개 부처 개각에 대해 5·31 지방선거를 위한'선거용 징발 개각' , '제2의 땜질 개각'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지방선거 출마가 유력한 이재용 환경부 장관과 임기가 끝나는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 박승 한은 총재의 후임은 아프리카 3개국 순방을 마친 뒤인 이달 중순쯤 내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장에는 박봉흠 전 기획예산처 장관, 한은 총재에는 이성태 부총재가 거론되고있다.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환경부 장관은 보다 면밀한 검토를 거쳐 이른 시일내에 발표, 임명할 계획이며 오늘 발표는 유보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이번 개각은 출마와 장기 재직을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장관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수석은 이번 인사의 원칙으로 △정치인 배제△혁신 리더의 중용 △전문성 △관료 출신의 경우 성과평가 등을 꼽았다. 이용섭 행정자치, 노준형 정보통신, 김성진 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는 관료 출신이고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영화, 연극인이자 국립중앙극장을 운영한 문화 최고경영자(CEO)이다. 이중 현재 정통부 차관인 노준형 내정자는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강력 천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김성진 내정자는 조영택 국무조정실장이 출마할 경우 후임으로도 거론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개각에서 단연 주목되는 인사는 김명곤 문화부 장관 내정자. 영화'서편제'등에 출연한 김 내정자는 '박하사탕'등을 연출한 이창동 전 장관에 이어 참여정부 들어 두 번째 영화인 출신 문화부 장관으로 기록된다. 지난 2000년부터 국립중앙극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책임경영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공직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크린쿼터 축소에 따른 영화인의 반발 등을 잘 조율할 것이라는 점도 낙점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편 한나라당 이계진 대변인은 "노대통령은 여당의 생존을 위해 장관을 지방선거에 차출하는 선거용 개각을 단행했다"고 비판하면서 "누가 장관으로 오는지에 관계없이 이번에 새로 장관으로 온 사람들 역시 다른 사람들이 여당의 경력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되면 하루아침에 바꿔치기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장관을 지내고 지방선거에 차출돼 나간 사람들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점"이라며"당리당략적 개각을 그만두고 장관직을 선거용 소모품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이제 물러날 장관들은 선거운동에 몰입할 텐데 신임 장관들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기까지 20여 일 동안은 국정공백이 불 보듯 뻔하다"며 "국정 운영의 안정성, 책임성은 안중에도 없는 선거용 개각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변은 특히 "교체된 정동채 장관의 경우 광주시장 출마를 종용했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보복성으로 개각 대상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광주 출마설이 파다했던 정 장관의 교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선거출마자의 빈자리를 메우는 제2의 땜질 개각이자 앞뒤가 뒤바뀐 본말전도형 개각"이라며 "국민들은 이번 개각에 발탁된 신임 장관들이 어떤 능력을 가졌는지가 아니라 어떤 선거에 나가게 될지 궁금해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이 같은 비난에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중앙정부의 혁신을 주도했던 인사들이 지방자치단체를 혁신해서 경쟁력 있는 내 고향을 만드는 일은 매우 적절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맞섰다. 우 대변인은 "장관에 재임하면서 받은 높은 평가를 받은 경영 마인드는 지방정부의 변화에도 많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관출신 인사의 선거 출마를 폄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개각 내용에 대해서는 "참여정부의 국정 철학이 잘 반영된 인사로 능력과 전문성, 개혁성이 조화를 이룬 적절한 인사"라고 칭찬하며 "신임 장관들이 집권 후반기에 안정감 있고 성과 있는 국정 추진의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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