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이 잘 돼야 되는데...”

한 철강업계 관계자가 때 아닌 건설 경기 부진을 아쉬워하며 한숨을 쉬었다. 속내는 이랬다.

건설 경기가 좋아지면 아무래도 공사에 필요한 다양한 종류의 철강제품이 사용된다. 더욱이 플랜트나 대단위 아파트와 같은 대형 공사에 투입되는 철강제품의 수량은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일부 건설업체를 제외하고는 잘 지어놓은 아파트나 건물이 분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난감한 표정이다. 신규로 아파트를 짓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정부 발주 공사는 최저가 낙찰제로 인해 마진도 거의 없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철강제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나마 저렴한 중국산 제품을 사용해야만 조금이라도 마진을 남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규모가 작은 민간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중국산 철강제품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나라 철강업체들은 국내외에서 시련을 겪고 있다.

철강기업의 대표 기업인 포스코는 최근 신용등급이 최고 우량에서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포스코로서는 자존심을 구긴 모양새다.

동부제철은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인천공장마저 패키지 매각에 실패해 설립 이래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동부제철의 여파는 금융권으로도 이어져 일부 은행은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도 전망이 어두운 편이다. 지난 1분기에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신용등급도 한 단계 내려갔다. 주가도 이런 악재로 인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나마 현대제철은 2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를 웃돌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현대제철 내부에서도 단기간의 성정이 좋을 수도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 전체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언제든 하향세를 탈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해외에서 중국의 철강제 과잉생산으로 위협을 받고 있다. 거기에 곳곳에서 덤핑 시비가 붙고 있다.

철강업체들은 일단 내수시장을 탄탄히 하고 해외에서도 품질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부진한 건설경기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