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는 국민의 것’ 기치 내걸고 투쟁의지 불살라

{갈수록 실속을 챙기려 드는 철도공사의 파렴치한 행위에 노조가 더 이상 보고만 있지 않겠다며 총 파업계획을 밝혔다. 노조는 철도 운영에 공공성을 확대하고 시민과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면 정부가 주장하는 사회양극화 해소는 결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안이라며 철도상업화에 대한 반기를 들었다. 또한 3만여명에 이르는 비정규직의 차별철폐와 67명의 해고자에 대한 복직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철도노동자의 산업 환경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서도 논의될 전망이다. 그들이 주장할 ‘단독작업 및 비승비강 금지’, ‘심야 수면확보 및 작업조명 설치 요구’등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 마땅히 보장받아야 할 작업환경에도 불구 인건비 절약을 이유로 철도공사는 모르쇠로 일관해 왔다. 또한 에너지 절감을 이유로 인적이 드문 곳에 형광등을 키지 않거나 지하철 운행을 줄이는 등 승객의 불편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이에 서울 지하철 노조와 도시철도 노조도 총파업에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단결 투쟁’의 붉은 띠를 머리에 두르고 줄지어 앉아 구호를 외치며 거칠게 부는 바람에도 불구하고 그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쟁점의 핵 - 근무여건 향상과 직권중재 철폐 철도 및 서울 지하철 노조가 요구하는 안건은 다음과 같다. 해고자 원직복직, 직권중재철폐, 고용안정 쟁취, 주5일제 완전 쟁취 그리고 철도 상업화 철폐이다. 노조는 “대중의 발로 지상과 지하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일해 왔지만 돌아온 것은 장시간 근무와 직업병” 이라며 “상시적 고용불안과 구조조정에 내모는 현실에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하철 노동자의 산업재해는 심각한 것으로 제기되어 왔다. 불빛하나 없는 어두운 동굴 속을 하루에도 수십 번 왔다갔다하는 운전자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는 승객의 안전도 위협할 만큼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서울지하철 노동자들에 대한 근 골격계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위험도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밝혔다. 노조는 “현장인력 충원과 노동조건 개선으로 무리한 노동 강도를 완화하는데 역점을 두는 것이 시급하다”며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투쟁이 불가피한 것임을 주장했다. 직권중재 철폐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비정규 법안과 노사관계 로드맵으로 노동자를 노예로 전락시키려 한다”고 비판하며 “전근대적인 노동악법인 직권중재를 빌미로 교섭을 해태하고 노동자의 정당한 총파업을 탄압한다면 기관사가 앞장서서 끝까지 총파업을 사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의 조준호 위원장은 “노동부 장관이 합리적으로 대화할 것을 요구했으나 대화할 수 있는 여건이 안돼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2004년 9월부터 진행되어온 10차례의 본 교섭 진행이 있었음에도 158개의 안건들이 미합의 상태로 남아있는 걸로 보아 협상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국민 나몰라라, 이익 챙기기 바쁜 철도공사 공사출범 1년이 지난 지금 ‘나라의 젖줄’인 철도는 명절 때만 이용가치가 있는 구식 교통수단으로 전락되고 있다. 철도망이 길지 않고 시설투자의 미흡하기 때문이다. 지역간 소통을 중심축으로 철도시설의 확충이 시급한 현실이다. 철도 공사의 철도 건설에 투입되는 비용이 정부에서 30%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한국철도의 사설부채로 갚는 형태이기 때문에 영리추구수단으로 전락해 상업적인 경영방식을 추구하는 것이다. 임금체불과 인권유린 등 철도유통의 온갖 괴롭힘 속에서 한숨 돌리게 된 KTX 여승무원은 이번에는 또 KTX 관광레져에 팔려가게 될 위기에 놓여있다고 한다. 감사원이 지정한 부실회사에다 승무원 운용경험 또한 전무한 KTX 관광레져에 공사는 열차 내 물품판매 사업권까지 위탁하기로 결정해 승무원들에게 물품판매까지 맡길 예정이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와 KTX 승무지부는 “철도공사가 이른바 ‘토털서비스’로 승무원들을 이중으로 우려먹고 고객서비스는 등한시할 작정이다”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KTX 여승무원은 고속철 1개 편성 당 3명이 배치되어 18량의 승객 1천명을 대상으로 검표, 객차 점검, 승객 안내, 열차 내 방송 등과 특실4량에 대한 음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승무원들에게 열차 내 물품 판매 업무까지 추가적으로 맡기게 될 경우 고객 서비스는 부실해 질 수 밖에 없다고 보여 진다. 이에 승무원들은 “철도공사의 서비스 포기방침에 단호히 반대하고 승무원들의 생존권을 짓밟고 외주위탁으로 내모는 철도공사의 파렴치함에 대하여 강력하고 단호한 파업투쟁으로 맞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협상 타결을 위한 단결촉구 나서 조합측은 요구 안건에 대한 협상 타결을 위해 집행군을 중심으로 끝까지 함께 할 것을 촉구했다. 철도 노조 김영훈 위원장은 “94년 전지협 총파업은 아직도 전국 4만 궤도 노동자들의 가슴에 모범적 투쟁으로 남아 있다”고 밝히고 “당시 투쟁의 경험을 오늘에 계승해 열차안전을 지키고 시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견인차가 되자” 고 강조했다. 또 “봄은 기다린 사람에게만 온다”며 투쟁의지를 더욱 확고히 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승무 본부에서는 시격조정 일방시행, 직제개편, 교번운용 일방시행 등 공사의 계속되는 일방통행에 강력투쟁을 전개하여 주요 환승역에 유인물을 배포하고 열차스티커를 부착하는 등 활동진행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러한 조합측의 강력한 투쟁에 공사측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동안 쟁점이 되어 왔던 사안들이지만 공사측은 모르쇠로 일관하며 심지어 예산감축을 위해 시민의 편의까지 져버리는 행위를 서슴치 않아 왔다. 안전하고 유익한 편의를 제공하겠다던 약속은 팽겨치고 이권행사에 눈을 키워 ‘시민의 발’이 아닌 ‘노조와 시민의 적’이 된 공사는 진지한 반성과 함께 작태의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 공사의 사리사욕이 야시시킨 총파업으로 시민의 불편을 더욱 가중시키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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